3분기 GDP 성장률 시장 전망치 하회...실적 발표 시즌에 나스닥 강세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대선을 앞두고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주요 경기 지표가 공개되면서 미 증시에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국채 금리는 연방 예산 적자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면서 상승하고 있으며 3분기 GDP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결과가 나오면서 추가 금리 인하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다.
이에 증권가는 대선 이후의 증시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하반기 미 증시는 시장 변동성 요인이 다수 상존하며 혼조세를 이어갔다. 금리 인하 이후 다우 지수 중심으로 상승세를 시현했지만, 최근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 시즌이 다가오면서 나스닥의 오름세가 뚜렷해졌다.
이에 더해 S&P500과 나스닥 지수를 견인하는 주요 기업들이 3분기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빅테크 기업들의 추가 실적 발표를 대기하면서 기대감이 부푼 상태다.
다만 4분기를 좌우할 가장 큰 변동성 요인은 대선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대선이 증시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후보를 불문하고 대선을 기점으로 미국 경제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와 해리스 후보 모두 대중국 견제에 따른 관세 정책이 접근법만 다를 뿐, 비슷한 기조를 따라가고 있다. 게다가 재정 긴축과는 거리가 먼 정책을 공언해 재정 적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는 보편적 기본관세(10~20%), 상호관세,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를 종료해 대중국 고율 관세(평균 약 60%)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공약은 법인세와 소득세를 인하하고 관세를 올리는 것이 골자로, 전체 재정수입 관점에서 법인세와 소득세 대비 관세가 더 적기 때문에 재정 적자 확대가 불가피하다.
이상범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공약에서 비롯된 재정적자 확대, 고율 관세 부과, 이민 제한강화 등이 미국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투자자들은 미국 내수 흐름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미국 증시에 있어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고용지표다. 지난 8월 미국 증시는 부진한 고용지표가 발표된 직후 증시가 폭락, '블랙 프라이데이'를 경험하며 혼란이 가중된 바 있다. 이번주 발표된 두 가지 고용지표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29일 발표된 JOLTs 구인건수에 따르면, 9월 구인건수는 744만 3000건으로 시장 전망치(798만명)을 크게 하회하며 지난 2021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구인비율도 4.5%를 기록하며 전월대비 악화됐고, 해고 또한 183만3000건으로 전월(166만8000건) 대비 큰 폭 올랐다.
반면 30일 발표된 10월 ADP 민간고용은 23만3000명을기록하며 시장 전망치(11만명)을 웃돌았다. 이는 전월 수치인 15만9000명 대비 뚜렷한 상승세로, 서비스 부문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아울러 교육과 헬스케어 부문이 5만3000명 증가했으며 운송과 유틸리티도 5만1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ADP는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 요인에도 불구하고 강한 고용 성장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류진이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는 내년에도 연착륙에 성공할 곳으로 보이지만, 실업률이 상승할 수 있으며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에 따라, 시장금리가 높게 유지돼 인하 효과를 희석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올해 3분기 GDP 성장률은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지만, 견조한 개인소비지출을 드러냈다.
3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3분기 GDP 성장률은 이전 분기 대비 2.8% 증가해 시장 전망치를 소폭 하회했다. 여름 휴가 시즌을 거치면서 개인 소비는 견조했으나, 고금리 영향으로 주택과 재고 투자는 위축된 양상을 보였다.
특히 주택투자가 0.21%p 하락하며 2개 분기 연속 위축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구조물투자와 재고도 감소세로 전환한 반면 IT장비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한 장비투자는 0.56%p 오르며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정여경 NH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중동 리스크·파업·자연재해·대선 등의 이슈가 혼재돼 있지만 고금리 부담과 정책 불확실성이 소화되는 구간이 될 것이다"면서, "건설 업계에서는 주택건설 매출이 증가하기 위해 현재 5% 기준금리에서 150bp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난방·환기·에어컨(HAVC) 규제가 주택 건설에 걸림돌이 돼 대선 종료 후에도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올해 3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이 순수출과 건설투자 약세로 예상 대비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나, 완만한 소비 둔화와 제조업 반등 가능성에 따라 내년에도 2%대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가 가파르게 위축될 가능성은 낮으며 노동시장 초과 수요 해소에 따른 고용 둔화가 가계 구매력을 급격하게 약화시킬 정도는 아닐 것이다"며, "대선이 마무리되면 기업 체감경기가 개선돼 내년 상반기 생산과 투자 확대가 본격화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박영선 기자 pys7106@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