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싼타페 HEV 올들어 판매 3배 증가…스포티지 HEV·쏘렌토 HEV도 인기
미국서도 하이브리드 RV 판매 견인…투싼 HEV 최다 판매차종
기아 '더 뉴 쏘렌토'/ 기아
기아 '더 뉴 쏘렌토'/ 기아

[한스경제=최창민 기자]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RV 차종의 성장세가 감지된다. 승용차 대비 RV 차량 선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기차 '캐즘'이 겹치면서 하이브리드 RV가 트렌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북미에서 캠핑카를 뜻하는 RV(Recreational Vehicle) 차종은 차고가 높고 공간이 넓어 가족간 여행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레저용 차량으로 풀이되며 SUV(Sports Utility Vehicle)는 물론  미니밴, MPV(Multi-purpose Vehicle)까지 포괄한다. 

◆ 싼타페·쏘렌토 HEV 전년比 판매량 급증

8일 현대차와 기아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올해 들어 하이브리드(HEV) RV 차종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먼저 현대차는 싼타페 HEV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3만9513대가 팔렸다. 작년 같은 기간(1만2351대)보다 3배 이상 뛴 규모다. 투싼 HEV 역시 판매량이 늘었다. 이 차종은 올해 들어 9월까지 총 1만8358대가 팔려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7.8% 증가했다. 

기아에서는 스포티지 HEV와 쏘렌토 HEV 등이 인기다. 지난달까지 스포티지 HEV는 2만3970대가 팔렸고 쏘렌토 HEV는 4만8255대가 팔렸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1%, 25.0%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쏘렌토 HEV는 지난해 총판매량(3만8592대)을 3분기 만에 훌쩍 뛰어넘으면서 현대차와 기아를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린 차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하이브리드 RV의 판매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하이브리드 승용 판매는 저조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에서는 아반떼 HEV(-35.6%), 그랜저 HEV(-42.4%) 등의 올해 1~9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특히 그랜저 HEV는 이 기간 판매량이 2만7721대에 그쳐 지난해 1~9월 기록한 하이브리드 차종 최고 판매 실적을 싼타페 HEV에 내줬다.

기아의 하이브리드 승용 가운데서는 K8 HEV 판매량이 저조했다. 지난해 1~9월 2만1417대를 기록했던 판매 실적은 올해 1~9월 1만379대까지 감소해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K5 HEV는 7541대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9.1% 감소했다.

◆ 美도 하이브리드 RV 대세…"추세 이어질 것"

하이브리드 RV 선호 현상은 현대차·기아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 시장에서도 관찰됐다. 양사의 하이브리드 RV 가운데 지난달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투싼 HEV다. 5294대가 팔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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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에서는 스포티지 HEV가 3179대 팔려 HEV 판매 실적을 견인했다. 두 차량은 판매량이 전년 9월보다 각각 37.6%, 16.0% 증가하면서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에 양사의 전체 HEV 판매 비중은 전월 62%에서 67%까지 확대됐다.

이 같은 추세는 RV 차량 선호 지속과 전기차 '캐즘'에 따른 하이브리드 선호 확대가 중첩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 2월 온라인 자동차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이 회원 20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7.1%가 올해 SUV·RV를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판매량도 월등하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이들 차종은 92만8542대가 팔려 세단이 기록한 49만5450대의 곱절에 가까운 규모를 자랑했다.

국내 시장의 HEV 선호도 두드러진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9월까지 총 10만7129대의 HEV를 팔았다. 이는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량(3만942대)보다 월등히 많은 수준이다. HEV 판매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4.8% 늘어날 때 전기차는 37.3% 줄었다. 기아는 올해 1~9월 총 13만506대의 HEV를 팔았다. 지난해(10만4270대)보다 25% 증가한 규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작년부터 확산된 전기차 캐즘으로 전기차 수요가 하이브리드로 옮겨 가는 가운데 쏘렌토, 싼타페와 같은 인기 RV 차종의 하이브리드 모델 수요가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당분간 이 같은 경향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최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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