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9월 르노·KGM RV 신차 합산 25% 점유율로 현대차·기아 독식 시장에 균열
(왼쪽부터) KG모빌리티와 르노코리아가 각각 출시한 액티언', '그랑 콜레오스'
(왼쪽부터) KG모빌리티와 르노코리아가 각각 출시한 액티언', '그랑 콜레오스'

[한스경제=최창민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 레저용 차량(RV) 신차가 속속 진입하며 기존 판세에 균열이 생길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아 '쏘렌토'가 현대자동차 '그랜저'를 제치고 올해 내수 판매 왕좌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 활성화도 감지된다. 현대차와 기아 독식이었던 시장에 KG모빌리티(KGM)와 르노코리아가 각각 내놓은 '액티언', '그랑 콜레오스' 등이 몸집을 키우는 양상이다. 올해를 시작으로 RV 시장 지형이 바뀔지 주목된다.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의 RV 쏘렌토는 올해 들어 총 6만7314대가 팔리면서 내수 베스트 셀링 모델 등극이 유력한 것으로 집계됐다. RV 차종 첫 사례다. 지난달 판매량은 6628대를 기록, 8월보다 89.3%% 급증해 국내에서 팔린 RV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나타냈다. 작년 베스트셀링 모델이었던 '그랜저'의 지난달까지 판매량(5만1964대)이 작년 대비 크게 감소한 가운데 경쟁 차종인 '싼타페'와의 판매량 격차는 1만여대 이상으로 벌어지면서 쏘렌토의 왕좌가 유력하다.

기아의 또 다른 RV '카니발'은 쏘렌토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지난달까지 총 6만2352대가 팔린 카니발은 기아의 스테디 셀러 모델이다. 지난해 월평균 5821대가 팔린 만큼 올해 4분기 판매량을 더하면 현대차 '싼타페'를 가뿐히 누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한 점은 힘을 실어준다. 기아는 15일 '더 2025 카니발'을 출시하고 판매에 돌입했다. 지난 상품 대비 안전·편의사양을 확대 적용해 경쟁력을 키웠다. 구채적으로는 전 트림에 조향 제어 방식을 보강해 기존 대비 차로 중앙 유지 성능을 높인 차로 유지 보조(LFA) 2, 정전식 센서를 활용한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 기능, 새로운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 등 신규 사양을 기본 적용했다. 아울러 그래비티 트림에는 스노우 화이트 펄 외장 색상과 노블레스 트림에는 코튼 베이지와 네이비 그레이 내장 색상을 추가해 소비자의 선택권도 넓혔다.

출시 25년을 맞은 싼타페도 연식변경으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출시된 '2025 싼타페'는 엔트리 트림인 익스클루시브에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12.3인치 컬러 LCD 클러스터, 디지털키2, 듀얼 스마트폰 무선충전 등으로 구성한 옵션 패키지 '베스트 셀렉션'을 출시했다. 또 프레스티지 플러스 트림을 추가해 서라운드 뷰 모니터, 후측방 모니터, 측방 주차거리 경고,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을 기본 적용해 선보였다.

기아 '더 뉴 쏘렌토'/ 기아
기아 '더 뉴 쏘렌토'/ 기아

SUV 강자인 KG모빌리티와 4년 만에 RV를 내놓은 르노코리아도 질주 중이다. 먼저 KG모빌리티가 지난 8월 2세대로 선보인 쿠페형 SUV '액티언'은 두 달간 2466대가 팔리면서 내수 판매를 견인했다.

당초 기록한 5만5000대의 사전예약 실적 대비로는 다소 아쉽지만 추석 연휴 등 조업 일수가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순항 중이라는 평가다. 특히 소음과 진동 등을 관장하는 NVH 설계는 기존 RV와 차별점으로 꼽힌다. 구체적으로는 사운드 인슐레이터 패키지, 바디 구조용 접착제, 바디 실링&홀 플러그, 언더 플로어 댐핑 시트, 루프 패널 흡음재 등과 1열 이중 접합 솔라 컨트롤 차음 글래스, 흡음형 미쉐린 타이어 채택 등으로 고속 주행에서도 노면 소음을 효과적으로 잡았다는 평가다.

아울러 KG모빌리티는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네이버에 브랜드 스토어를 열어 고객 접점을 확대했다.

르노코리아가 오로라1 프로젝트 차량으로 내놓은 '그랑 콜레오스'도 심상치 않다. 그랑 콜레오스 E-테크 하이브리드는 출시 한 달 만에 3900대가 팔리면서 판매량이 날개를 달았다. 싼타페, 쏘렌토보다 긴 2820mm 휠 베이스로 널찍한 실내 공간을 확보한 데 더해 1.64㎾h의 동급 최대 용량 배터리로 시속 40km 이하 도심에서 최대 75%까지 전기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여기에 경쟁 차종 대비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흥행 중이다. 전기차 캐즘과 이에 따른 하이브리드차 ‘붐’도 인기에 영향을 미쳤다.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 출사로 국내 승용차 시장 점유율이 4.2%를 기록, 지난 2022년 11월 이후 22개월 만에 이름값을 회복했다.

액티언과 그랑 콜레오스의 인기는 현대차·기아 독식이던 시장 구조에도 균열을 일으킬 조짐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팔린 중형 SUV(2만2525대) 가운데 그랑 콜레오스는 17.3%, 액티언은 7.5%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두 차종의 합산 점유율은 25%에 달한다. 쏘렌토와 싼타페의 합산 점유율은 7월 64.7%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달 53.0%까지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세단 대비 넓은 실내 공간과 시야 등으로 인기를 끌던 RV 판에 신차들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도 긍정적인 효과“라고 말했다.

최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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