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케이뱅크 상장 등 일회성 요인도 기대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리딩뱅크 도약을 천명한 우리은행이 당기순이익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점으로 꼽히는 기업금융뿐 아니라, 개인금융 그리고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영업 활동에 매진해 리딩뱅크에 오르겠다는 계획이다.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이 자체 실적 개선 외에도 홍콩 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반사이익과 케이뱅크 상장 이후 지분 매각 여부에 따른 일회성 요인까지 더해진다면 리딩뱅크 도약은 현실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올해 초부터 '리딩뱅크 도약'을 경영 목표로 삼고 이에 매진해왔다. 그는 지난 1월 개최된 경영전략회의에서 ‘2024년 시중은행 중 당기순이익 1위 목표 달성’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우리은행은 조 행장이 취임때부터 강조한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에 매진했다.
먼저 우리은행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금융 명가 부활에 시동을 걸었다. 중소기업그룹과 연금사업그룹, 기관그룹을 신설해 신성장기업 대상 영업 및 기관 영업 시장, 연금시장 등의 영업력을 확충했으며 상생금융부를 새롭게 만들어 금융소외계층 전담 상품과 서비스 지원을 집중적으로 강화했다.
더불어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글로벌투자 부문의 고객지향적 특화채널인 'BIZ프라임센터'도 구축했다. BIZ프라임센터는 지난해 7월 조병규 은행장 취임과 동시에 ‘기업금융 명가 재건’의 첨병 역할을 위해 탄생한 중소기업 특화 채널이다. 이곳은 주로 산업단지에 입점한 기업에 △투·융자를 통한 자금조달 및 기업컨설팅 △자산관리 특화서비스 등 각종 금융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반월/시화를 시작으로 △남동/송도 △창원/녹산 △대구/경북 △울산 △호남 △서울디지털국가산업단지 △대전/세종 △청주/천안 등으로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올해 2분기 기준 기업대출은 약 18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조원 증가했으며 대출 성장률 역시 3.8%로 전년 동기 대비 2.2%p 상승했다.
올해 8월 기준 기업대출은 207조9356억원(대기업: 31조2862억원·중소기업: 125조6974억원·개인사업자:50조95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87조 3001억원) 대비 20조 6355억원(11%)이 증가했다.
이에 당기순이익 규모도 개선되고 있다. 상반기 우리은행 당기순이익은 1조673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3.7%가 상승했다. 이는 4대 시중은행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1위인 신한은행(2조 535억원)과 약 4000억원, 2위 하나은행(1조 7509억원)과는 불과 800억원 차이다. 3, 4분기 실적에 따라 얼마든지 추월할 수 있는 격차다.
우리은행은 리딩뱅크 도약을 자신하고 있다. 조 행장은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올해 시중은행 중 ‘당기순이익 1등’ 목표가 변함없다"며, "불확실한 금융환경이 계속되겠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내자"고 주문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업금융명가 재건 △개인금융 경쟁력 제고 △글로벌사업 레벨-업 등 하반기 세부 추진 계획을 세우고, 영업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은행권 홍콩H지수 ELS 손실 배상과 케이뱅크의 상장도 우리은행의 리딩뱅크 도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홍콩H지수 ELS 판매액이 가장 적어 손실 처리 비용도 적다. 실제로 1분기 기준 홍콩H지수 ELS 손실배상 관련 충당금 우리은행이 약 75억원이었던 반면, KB국민은행은 8620억원, 신한은행 2740억원, 하나은행 1799억원 등으로 우리은행이 월등히 적었다.
향후 홍콩H지수 등락에 따라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은행권 경영실적에도 충분히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더불어 10월로 예정된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 역시 우리은행 실적 개선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의 지분 12.5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케이뱅크 상장 이후, 지분매각을 통해 차익을 실현한다면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 1위 목표 달성은 한 걸음 더 가까워지게 된다.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구주매출(대주주 보유 지분 중 일부를 일반인들에게 공개적으로 파는 것)로 매각할 경우 공모가액(희망공모가 주당 9500원~1만 2000원)에 따라 최대 3300억원의 매각 차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다양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당기순이익 1위'를 천명한 상황이다"면서 "기업금융 등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을 하고 있는 가운데 홍콩H지수, 케이뱅크 지분 등을 통한 효과도 분명히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은행은 구주매출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당장 지분을 매각해 실익을 챙길 필요하지 않으며, 보다 장기적 관점으로의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 사내이사, 사외이사 선임권이 있고 지분보유 목적으로 경영참여로 하고 있는데다 동양·ABL생명 인수 추진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 폭이 크지 않아 상장시에 케이뱅크를 구주매출로 매각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케이뱅크 지분에 대해서 구주매출은 진행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