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풍력·태양광 발전 비중 75%로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 선도
남호주 여야 ‘초당적 지지’ 주요...법 개정 ‘순항’ 전망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남호주가 2027년까지 총공급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는 목표를 법제화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남호주 주(州)정부의 접근 방식이 다른 나라에 본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재생에너지 비중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는 남호주가 목표 달성을 앞당기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8년 전만 해도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 주 전체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을 겪었던 남호주는, 현재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 지역 풍력과 태양광 발전 비중은 지난해 75%까지 증가했는데, 이에 견줄만한 다른 시스템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친환경에너지 선두 주자로 잘 알려진 덴마크도 같은 해 재생에너지 비중이 67%에 달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기후변화 상황에서 대규모 전력망을 풍력과 태양광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상황에서 남호주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주 정부는 이제 2027년까지 총공급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는 목표를 법제화할 예정이라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약 2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지역이 풍력과 태양광으로 전력을 운용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성과’이기 때문이다.
에너지 전문가인 가브리엘 쿠퍼 박사는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인상적인 점 중 하나는 지난해 9월부터 전체 주가 옥상 태양광 패널만으로 전력을 공급받은 기간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31일 남호주는 옥상 태양광 패널만으로 30분 동안 남호주 에너지 수요의 101.7%를 충당했다.
호주 에너지 운영자는 “이것은 이 규모의 전력망으로는 세계 신기록”이라며 “우리 로드맵은 전국의 전력망에서 유사한 이정표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호주 에너지 시장 운영자의 최고경영자(CEO)인 다니엘 웨스터만은 “세계를 선도하는 옥상 태양광 전력 공급은 안정적인 전력 시스템 장비, 옥상 태양광과 전력망간의 스마트한 연결, 소비자 보호 정책 등으로 인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수잔 클로즈 부총리 겸 기후장관은 “주의 에너지 전환은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다”라며 “세계를 선도하는 기후법, 일관된 정책 그리고 지원적인 계획 시스템이 투자를 유치했고, 연방 재생에너지 목표하에 초기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조한나 보이어 에너지경제금융분석연구소 선임 분석가는 “남호주가 훌륭한 풍력과 태양광 자원이 있지만 이는 호주의 많은 지역이 똑같다”며 “중요한 점은 남호주는 석탄 발전소들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시장 조건에 따라 폐쇄하도록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 정부의 기후변화법 개정안에는 100% 순 재생에너지 조달 목표가 포함돼 있으며, 이는 올해 초 에너지 장관의 발언을 공식화한 것이다.
‘순’이라는 용어는 남호주와 빅토리아주, 뉴사우스웨일스주와 남호주를 연결하는 송전선이 계속해서 주 경계를 넘어 전기를 보낼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개정안에는 또한 2030년까지 탄소 배출 60% 감축 목표도 포함돼 있다. 이는 연방 정부 43%, 퀸즐랜드, 뉴사우스웨일스, 빅토리아주 50%와 비교된다.
또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도 명시돼 있다.
쿠퍼 박사는 남호주의 성공 비결이 단순히 기술적인 것만이 아닌 정치적인 면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호주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초당적 지지가 정말 중요했다”며 “이는 투자자에게 확실성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방 차원에서, 특히 연방 야당이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산업에 일관된 지원을 제공하면 무엇을 달성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는 국내 경제와 호주의 미래 수출 산업 발전에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클로즈 부총리 역시 야당이 주의 탄소 배출 감축을 지지한 점을 인정하며 “현재 법안은 야당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도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호주의 에너지 및 문화적 전환은 호주 다른 지역에서도 충분히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커스티 베반 남호주 보존협의회 최고경영자는 “주의 선구적인 재생에너지 전환이 다른 주정부보다 훨씬 더 강력한 배출량 감축 목표를 채택할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며 “협의회는 재생에너지와 2030년 배출량 감축 목표를 지지하지만, 탄소중립 목표를 앞당기길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베반 CEO는 “과거의 재생에너지 성과를 자랑스러워해야 하지만, 동시에 그 성과를 활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는 모든 남호주 주민들과 자연, 지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연수 기자 yshi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