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1)은 ‘효자 외국인 타자’ 또는 ‘복덩이’로 불린다. 출중한 실력은 물론 개인보다 팀을 우선시하는 마인드까지 갖춘 덕분이다.
KBO리그 2년 차 오스틴은 LG 구단 외국인 타자 역사의 한 획을 긋고 있다. 지난해 13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3 23홈런 95타점을 기록한 그는 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활약에 힘입어 LG 선수로는 서용빈(1994년) 이후 29년 만에 1루수 골든글러브를 거머쥐기도 했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시작된 이후 LG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 선수가 골든글러브를 받은 것은 오스틴이 처음이다.
오스틴의 구단 역사 작성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7-0 승)에서 그는 창단 후 처음으로 30홈런-100타점 고지를 밟는 선수가 됐다. 7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9-3 승)에서도 의미 있는 신기록을 써냈다. 이날 4타수 3타점 2안타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오스틴은 121타점째를 수확하면서 2018년 채은성(34·현 한화), 2020년 김현수(36)가 기록했던 119타점을 넘어서 구단 최다 타점 신기록을 달성했다.
경기 후 오스틴은 “(구단 한 시즌 타점) 신기록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118타점 이후로) 한동안 타점이 나오지 않았다. 언제 기록을 깰 거냐는 말을 많이 들어 은근히 신경이 쓰였다”면서 “이제 기록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어졌다. 앞으로 압박 없이 야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스틴은 8일 오전 기준 타점 1위다. 이 부문 공동 2위 맷 데이비슨(33·NC 다이노스)과 12개 차이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LG 구단 역사상 첫 타점왕에 오르는 영광을 안을 수 있다. 1990년 창단한 LG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지금까지 타점왕을 배출한 적이 없다.
구단 새 역사가 가시권에 들어왔지만, 오스틴은 개인 기록보단 팀 성적이 우선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LG 팬들로부터 효자 외국인 타자, 복덩이로 불리는 이유다. 그는 지난달 21일 개인 기록에 대해서 “저는 자기중심적인 선수가 아니다. 개인 타이틀 기록은 신경 쓰지 않는다. 개인 기록을 추구하는 순간 슬럼프가 오거나 추락할 수 있다”면서 “오히려 팀에 공헌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타점이 이렇게 많은 것도 시즌 초부터 김현수, 홍창기(31), 박해민(34), 신민재(28) 등이 잘 출루를 해줬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저는 3, 4번 타자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이게 팀적으로 효과가 잘 나와서 타점 1위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라고 미소 지었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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