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소영 기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국민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국가적 의료 위기 상황을 수습하는 길은 오로지 대통령과 국회가 나서서 결단하는 길 뿐"이라며 단식 투쟁에 나섰다.

임 회장은 26일 '국민생명을 구하기 위한 대통령·국회 결단 촉구' 기자 회견을 열고 이와 같이 말했다.

임 회장은 "일부 공무원들과 폴리페서들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벌인 의사 악마화와 국민을 기만한 거짓 선동으로 전공의들과 학생들이 교육현장에서 떠난 지 벌써 6개월이 넘었다"며 "의료 현장에서는 6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교수들이 버티고 또 버티다 번아웃돼서 이제는 조용한 사직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직한 의사들이 의사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희망이 없다고 생각해 다른 나라로 이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현재 대한민국 의료는 철저히 사망 직전으로, 국민 생명은 속수무책으로 위협받고 있다"며 "의협 회장으로서 단식을 통해 진심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의사들은 하루라도 빨리 붕괴된 대한민국 의료를 정상화하고 싶다"며 "국민들도 대한민국 의료가 하루 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이 세상에서 생명보다 더한 가치는 없다"며 "국가 존립 이유 중 국민 생명을 구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국회에 마지막으로 호소한다"며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이 의료대란을 끝내겠다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임 회장은 정부의 입장 변화가 있을 때까지 단식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앞서 의협은 정부와 국회를 향해 ▲대통령에 의료농단과 교육농단 5적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조규홍 복지부 장관·박민수 복지부 차관·이주호 교육부 장관·오석환 교육부 차관)의 경질 ▲국정조사를 통해 2000명 의대 증원 사태 진실 규명, 위증죄 처벌 ▲오는 22일까지 의료계가 반대하는 간호법 진행 중단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논의 중단하고 2020년 의정 합의에 따른 실효성 있는 논의의 장 구성 등을 요구한 바 있다.

더 나아가 정부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정권 퇴진 운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번 단식 투쟁이 정권 퇴진 운동의 일환이냐는 질문에 대해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지난 22일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간호법 처리가 보류되긴 했지만 중단되지 않았다"며 "정부가 태도 변화 없이 전공의들의 요구를 무시하면서 의사 역할을 원치 않는 간호사들에게 의사 역할을 하도록 정책을 강행하고 있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단식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의협이 의미하는 결단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의대증원, 간호법과 같은 악법정책과 의개특위 논의 중단 등을 모두 포함해 의미있고 실효성 있는 대화를 하자는 정부의 입장 변화 촉구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의협 측은 응급실 상황 등이 위급한 데도 정부가 사태를 수수방관하며 국민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의협이 요구한대로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는 자들을 경질하고 의료악법, 의개특위 논의 중단 등을 포함해 대화 의지를 보여줘야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며 "의협은 정부가 사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면 국민이 우려하는 바가 일어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sylee03@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