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정몽규 회장, 홍명보 축구 대표팀 선임 관련 비판 속 에세이 출간
쌍방향 소통 가능한 SNS 대신 올드 미디어 책 출간으로 마이웨이
에세이는 개인사와 치적 위주로 기술
박종민 스포츠부 팀장
박종민 스포츠부 팀장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장의 ‘마이웨이’가 계속되고 있다. 홍명보(55)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임 과정에 대한 비판에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았던 정몽규 회장은 26일 에세이 ‘축구의 시대-정몽규 축구 30년’을 전격 출간하며 화를 키우고 있다.

정 회장이 선택한 대중과의 소통 방식은 결국 ‘일방향 소통’이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 즉각적인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들을 모두 제쳐두고 사실상 쌍방향 소통이 불가한 올드 미디어 책 출간을 택했다. 정 회장은 책 소개에서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논쟁적인 인물 정몽규’라고 쓰며 논란의 중심에 선 사실을 인정했지만, ‘(자신을) 비판하는 댓글을 다는 것이 마치 인터넷 세상의 놀이나 유행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라는 문구로 여론의 화살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치부했다.

‘정몽규라는 사람을 비난하는 이들 중에서 정작 그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사실이 역설적이면서도 흥미롭다’는 문구는 논점을 흐리는 태도다. 지난해 승부조작 등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 기습 사면 시도 및 철회,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A대표팀 감독 외유 및 손흥민(32)-이강인(23) 탁구 게이트 논란 방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 문제 등 축구협회의 행정력과 대표팀 운영 잘못을 지적하는 비판들이 이어졌지만, 정 회장은 책임자로서 불통했다. 축구 팬들은 정 회장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지 그가 인간적으로 어떠한 사람인진 그다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에세이 목차를 보면 개인사와 치적(治績)에 관한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공과(功過) 중엔 과보다 ‘공’ 위주로 기술해 놓은 모양새다. 논란을 해명하는 큰 챕터는 2부의 ‘제14장 축구협회를 둘러싼 논란에 답하다’는 부분으로 지극히 적은 분량을 차지한다. 3부에선 아예 ‘정몽규의 비전’이라며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언급하고 나섰다. 여태까지 축구협회와 관련해 일어난 숱한 논란들을 제대로 해명하거나 대처하지 못한 상황에서 새로운 비전들을 거창하게 언급하는 건 ‘넌센스’에 가깝다.

비판 여론이 빗발치는 상황에서 자신의 치적을 위주로 정리해 자화자찬하는 책을 출간하는 건 결국 공감 능력의 부재로 밖에 볼 수 없다. 실제로 ‘정몽규라는 사람이 차갑고 날카로운 시선 속에서도 우직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왔던 것처럼’이란 표현이 그걸 방증한다. 여론이 지적하는 독단과 불통을 ‘우직하고 담담하게’라는 표현으로 포장했다.

자, 그러면 이제 축구 팬들이 답할 차례다. 책이 올드 미디어인 터라 실시간으로 쌍방향 소통을 할 수는 없지만 별점과 후기란은 있다. 후기를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 가이드라인까지 언급하진 않겠다. 그건 오롯이 공감 능력이 충만한 독자들의 몫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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