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급망 혼란, 인력 부족 생산 방해
구형 항공기 지속 운항...항공 분야 탄소 감축 목표 달성 지연 예상
신규 항공기 인도가 지연되면서 항공 업계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지연되고 있다. / 사진=보잉 홈페이지 갈무리
신규 항공기 인도가 지연되면서 항공 업계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지연되고 있다. / 사진=보잉 홈페이지 갈무리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와 미국 보잉의 신규 항공기 인도 지연이 지속되면서 항공 분야의 탄소 감축 목표 달성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 파른버러 에어쇼(Farnborough Air Show)에서 두 회사가 새로운 항공기 주문량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발표되는 수요와 공급의 격차에 따라 2030년 전후까지 배출 감축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이 재개된 지 2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공급망 혼란과 인력 부족이 항공기 생산을 계속 방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항공사들이 연료 효율이 낮은 구형 항공기를 더 오래 운항하게 돼 탄소를 감축하려는 업계의 움직임이 늦어지고 있다.

롭 모리스 시리움 컨설팅 사업부 아센드 책임자는 “항공기 인도 누적 적자는 최소 2028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는 항공사들이 중고 항공기와 구형 항공기를 더 오래 운항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항공기 운항은 전 세계 에너지 관련 탄소 배출의 약 2%를 차지한다. 또 항공 교통은 작년 말까지 팬데믹 이전 수준에 근접하게 회복했다.

항공업계는 계속 성장하면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SAF) △신형 항공기 도입 △탄소 상쇄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배출 감소 조치를 제시하고 있다.

유럽 항공 산업계의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르면, 새로운 부분도 있으나 여전히 기존 방식의 동력을 사용하는 항공기가 2050년까지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A320neo와 같은 새로운 엔진을 탑재한 항공기는 이전 세대 항공기보다 연료 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15% 적다.

컨설팅 회사 롤랜드 버거의 지속 가능한 항공 부문 글로벌 리더인 니킬 사치데바는 “신형 항공기 인도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더라도 항공사들의 성장 계획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기업들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후 항공기의 퇴역을 미루고 오래된 항공기를 임대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부연했다.

에어버스와 보잉 모두 올해 당초 계획보다 적은 수의 항공기를 인도할 예정이다. 에어버스는 지난해 올해 상용 항공기 인도 목표를 기존 800대에서 약 770대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또한 보잉 737 맥스 항공기 생산은 지난 1월 일부 항공기가 비행 중 탈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제조 및 품질 문제로 인해 미국 항공 당국에 의해 월 38대로 제한됐다. 보잉은 지난달 44대의 항공기를 인도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27% 감소한 수치다.

모리스는 “항공기 인도 지연이 내년 절정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고, 시리움은 운항 중인 모든 항공기 중 신규 엔진을 탑재한 비율이 32%에 달할 것이란 기존 전망을 27%로 내렸다.

이에 따라 모리스는 “탄소 배출과 경제적 측면에서 항공기 효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2030년까지 인도 지연 문제가 해소되고, 항공기의 55%가 신규 엔진을 탑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사 관계자들도 광범위한 인도 지연에 불만을 표하고 있지만, 신형 항공기 부족이 탄소중립 로드맵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시점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관계자는 그러나 “인도가 계속해서 늦어진다면 확실히 탄소중립에 위험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연료 효율이 높은 항공기가 업계 배출량에 미칠 영향을 낮게 평가한다.

새시 투사 에이전시 파트너스의 분석가는 업계의 연간 3% 이상 예상 평균 교통량 증가와 그에 따른 배출량 증가가 연료 효율이 높은 항공기로 인한 배출량 절감을 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장기적으로 업계의 배출량 감축을 위한 큰 기대는 여전히 SAF에 달렸다. 폐식용유와 작물 등 다양한 비화석 연료를 원료로 만들어진 SAF는 기존 제트 연료보다 탄소 배출량은 70% 더 줄일 수 있다.

SAF 비판론자들은 이 연료가 생산량이 매우 적고 표준 연료보다 비싸다며 업계의 배출량 감축을 위한 실행 가능한 옵션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일부 환경 운동가들 역시 작물과 토지 사용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다른 이들은 이 연료가 연소 과정에서 여전히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도 업계는 SAF를 탄소 배출 감축의 주요 수단으로 보고 있다.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 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분석가들에게 “항공업을 실제로 탈탄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SAF다”라며 “우리 목표인 100% 달성을 위해서는 결국 지속 가능하고 실행 가능한 SAF 산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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