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올특위 구성 변경 없이 회의 개최"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료계 단일 대화 창구를 선언하고 범의료계 조직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를 출범했다. 그러나 출범 과정에서 의료계 내부 의사소통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쏟아지며 출범 시작부터 의미가 퇴색됐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의대 교수, 전공의, 시도의사회, 의대생, 의협 등 총 14명으로 구성된 올특위를 출범하고 오는 22일 첫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동안 정부의 의료개혁에 반발해 생긴 의정 갈등을 풀기 위해선 의료계의 통일된 의견을 제시할 단일 창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의협의 올특위 구성은 4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는 의정 갈등 해소에 대한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사회 안팎으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그러나 올특위는 출범 시작부터 의료계 내부 의사소통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드러내며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앞서 의협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올특위 공동 위원장 자리를 제안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개인 SNS를 통해 "범의료계 대책 위원회 공동 위원장 제안에 대해 들은 바 없으며 참여도 하지 않겠다"고 불참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지난 18일 발표한 무기한 휴진 역시 의협 대의원회 및 시도의사회와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임 회장은 언론 등 대외적인 입장 표명을 조금 더 신중하게 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의대생 단체 역시 불참 의사를 밝혔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측은 "올특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의협이 (올특위 출범) 기자회견 시작 4분 전 참여해달라는 공문을 보내서 유감"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의협이 전공의·의대생과 같은 신세대 의료인들 뿐만 아니라 원로급 의료인들과도 마찰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임혐택 회장이 오는 27일 무기한 휴진을 언급한 것에 대해 시도의사회에선 임 회장의 의사결정이 일방적이고 절차적 정당성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동욱 경기도이사회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저를 포함한 16개 광역시도 회장들도 임 회장이 여의도 집회에서 무기한 휴진을 발표할 때 처음 들었다"며 "시·도회장들이나 회원들은 존중받고 함께해야 하는 동료들이지 임 회장의 장기판 졸이 아니다"고 일갈했다.
여기에 올특위를 구성시 시도의사회 위원을 포함하며 당사자와 사전 협의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특위의 시도의사회 위원으로 선정된 황규석 서울특별시의사회 회장은 "올특위 출범 브리핑 기사를 보고서야 내가 위원에 들어갔다는 것을 알았다"며 "올특위라는 명칭이나 구성, 운영 방향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집행부에서 결정하고 아래로 전달하는 방식은 투쟁 동력을 반감시킬 수 있다"며 "올특위에서 이런 방식이 바뀌길 기대했는데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전공의와 의대생 대표의 자리를 공석으로 둔 채 올특위 구성원 변경없이 오는 22일 첫 회의를 연다는 입장이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올특위 구성은 이미 발표한 내용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sylee03@sporbiz.co.kr
관련기사
- 의협 '올특위' 출범…"22일 첫 회의 열고 휴진 논의"
- 의료개혁특위 "의료인력 수급 추계·조정시스템 구축 방안 검토"
- 내홍·정부 압박에 대법원 쐐기까지…의료계, 대정부 투쟁 괜찮나
- 박단 전공의 대표 "범의료계대책위원회 제안받은 바 없어, 참여 안해"
- 의료계, 내부 총질에 갈등 심화…대정부 투쟁 동력 잃나
- 의협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돌입…끝까지 투쟁할 것"
- 복지부, 불법 행위 지속시 '의협 임원 변경·법인 해산' 가능 경고
- [현장] 임현택 회장 "의료공백 해소, 전공의 요구 들어주면 해결"
- 박단 "임현택 의협 회장 조속 사퇴 촉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