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증권가, "금리 인하 기대감 선 반영...큰 악재 없을 것"
수출 증가세·밸류업 프로그램 영향...국내 증시 낙관론 힘 실려
기준금리 정책 설명하는 파월. / 연합뉴스.
기준금리 정책 설명하는 파월. /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 금리를 다시 동결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6회 연속 동결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발표 전부터 미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 연준의 금리 동결이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미 연준은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통해 기준 금리를 현재 수준인 5.25~5.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며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고도의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지난 1년간 완화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최근 물가 목표인 2%로 향한 추가적인 진전이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연준이 주목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3월 근원 개인소비자지출(PCE) 가격 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가 상승하며 올해 2월과 같은 상승률을 보였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가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이 같은 지수 상승에 연준의 금리 인하 신중론이 증가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정례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확신을 얻기까지 기대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고용 시장이 예상과 달리 약해지면 금리를 인하할 수 있고 현재 기준 금리를 적절하다고 판단할 때까지 오랜 기간 유지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밝혔다.  

연준의 이 같은 발표에 뉴욕증시도 영향을 받았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87.37포인트(0.23%)가 오른 3만 7903.29로 장을 마친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34%, 0.33% 떨어졌다. 

연준의 발표에 대해 국내 증권가는 파월의 추후 통와완화 선호 발언이란 해석을 내놓았다. 금리 인상을 배제하겠다는 입장과 인하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우혜영 연구원은 이번 FOMC 회의에 대해 "금리를 인상하려면 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다는 증거가 필요한데 연준은 그렇게 보지 않음을 지적했다"며 "오히려 현재 통화정책 초점은 제약적인 정책을 얼마나 오래 유지해야 하는가에 맞춰 있다고 밝혔고,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노동시장 강세가 계속 된다면 인하 보류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며 ”향후에도 발표될 지표들이 최근과 유사하다면 높은 확률로 인상보다는 동결 결정이 지속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KB증권의 이정욱 연구원은 "연준이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며 "파월은 물가는 둔화 경로에 있다고 언급하면서 연초에 확인한 물가는 연준이 계속해서 언급해왔던 물가 둔화의 울퉁불퉁(bumpy)함을 인정했으며 언제 일지는 모르지만 금리 인하를 고려하겠다고 했다"고 보았다. 

여의도 전경. / 연합뉴스.
여의도 전경. / 연합뉴스.

국내 증권가는 앞서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 만큼, 증시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이미 미 금리 인하 리스크가 증시에 선반영된 상태로 이번 발표가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진 않는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코스피가 4월 조정 구간을 거친 만큼, 5월에는 상승세를 시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증권 이재선 연구원은 "코스피는 4월 한 차례 높은 변동성을 겪었다"며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에 대한 부담감과 꺾이지 않는 강달러에 월 중 2580p선까지 하락했다"며 "앞서 언급했듯이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다면 이미 노랜딩 시나리오까지 반영했던 금리 상승 압력에 대한 부담은 다소 낮아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펀더멘탈의 방향성은 크게 변함이 없다"며 "때문에 환차익의 매력이 다소 약하더라도, 기업 실적이 증시의 저평가 매력을 부각 시켜 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KB증권 권희진 연구원은 "최근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매크로 환경에 불확실성이 있음에도, 올해 한국 수출의 증가세는 견조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수출 물량의 확대 흐름이 뚜렷하다. 지난 30일 발표된 3월 수치까지 반영하면, 수출물량지수는 작년 4분기 (+8.2%)에 이어 올해 1분기 전년비 6.5%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5월 국내 증시 낙관론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최근 증시 조정을 유발했던 중동발 리스크가 완화되고,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이 다시 상승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 김지현 연구원은 "'5월 증시 하락설'이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으리라고 보며 국낸 증시의 입장에서도 금리 동결이 역풍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또한 "FOMC 해석을 두고 혼조세를 보인 미 증시,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둔 경계심리가 상단을 제한하겠지만, 예정된 밸류업 2차 세미나 및 우리나라의 수출 호조로 대형주 중심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금리 인하가 미뤄짐으로 인한 불안 심리를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 초 여전히 팽배한 통화 정책에 대한 불안 심리속에 채권 금리, 달러화 고공행진은 글로벌 증시와 국내 증시에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며 단기 급반등한 국내 증시의 경우,  숨 고르기 국면으로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2일, 상장사들이 개별 특성에 맞춰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투자자의 이해편의 및 비교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에 금융위는 추가 의견 수렵을 거쳐 이달 중 밸류업 가이드라인과 해설서 제정안을 이달 중 최종 발표할 계획이다. 

박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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