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엑스코프리, 美 1Q 매출 539억…전년比 70% ↑
롤베돈, 누적 매출 2600만달러…출시 2분기 만
호중구감소증 치료 신약 ‘롤베돈(국내 제품명 롤론티스)’.
호중구감소증 치료 신약 ‘롤베돈(국내 제품명 롤론티스)’.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한미약품과 SK바이오팜이 신약으로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진출한 데 이어, 현지 처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K-제약바이오의 글로벌 성공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15일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올 1분기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국내 제품명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내 처방 수는 직전분기보다 약 10% 증가한 5만 5000건으로 집계됐다.

엑스코프리의 미국 처방 수는 지난 3월 월간 기준 1만 9910건으로 경쟁 치료제가 출시한 뒤 35개월이 지났을 때 기록한 처방 수의 약 2.1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엑스코프리 처방이 늘면서 1분기 미국 매출은 5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70% 증가했다. 현지 출시 직후인 2020년 3분기 매출 32억원과 비교하면 본격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엑스코프리는 지난 2019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 치료제 개발로 SK바이오팜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허가까지 모든 신약개발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해 FDA 허가를 받은 국내 최초의 제약사가 됐다.

SK바이오팜은 미국 처방 확대 위해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동기부여 차원에서 영업사원 대상 인센티브 제도를 개선한다. 

또한 뇌전증 전문의에서 일반 신경전문의로 영업 대상을 넓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미국신경과학회(AAN)에 참가해 세노바메이트 관련 연구결과를 10건 발표하는 등 학술 활동도 적극 진행 중이다.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국내 제품명 세노바메이트)’. /SK바이오팜 제공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국내 제품명 세노바메이트)’. /SK바이오팜 제공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 신약 ‘롤베돈(국내 제품명 롤론티스)’의 출발도 심상치 않다. 미국 출시 2분기 만에 누적 매출 2573만달러(약 343억원)를 달성했다.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은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올 1분기 롤베돈으로 매출 1562만달러(약 208억원)를 올렸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 1011만달러(약 135억원) 대비 54% 증가했다.

롤베돈은 한미약품이 2012년 스펙트럼에 기술이전해 지난해 9월 FDA 허가를 받은 약물이다. 골수억제성 항암화학요법을 적용받는 암환자에게 호중구감소증 치료 또는 예방 용도로 투여된다. 과립구(Granulocyte)를 자극해 호중구 수를 증가시키는 ‘G-CSF(과립구집락자극인자)’ 계열로 암젠의 ‘뉴라스타(성분명 페그필그라스팀)’와 유사한 작용기전을 나타낸다.

롤베돈은 공격적으로 매출을 확장하고 있다. 출시 첫분기 70개 거래처(계정)가 구매했으며, 올 1분기 172개로 145% 확대했다. 전체 클리닉 시장의 22%를 차지하는 상위 3개 커뮤니티 종양 네트워크가 롤베돈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미국국가종합암네트워크(NCCN)가 제시하는 열성 호중구감소증 예방 및 치료 옵션 가이드라인에도 포함되면서 사용처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롤베돈은 2분기부터는 미국 공공보험 리스트에 등재,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MS)는 지난달부터 영구 상환 J-코드 ‘J1449’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CMS 이용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을 덜고, 환급 절차가 간소화된다.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스펙트럼에 조력자가 등장한 점도 롤베돈 판매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중추신경계·통증·염증 전문 제약사 어셋티오홀딩스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각) 스펙트럼을 인수합병하는 계약을 최종 체결했다. 이는 주주 승인 등을 거쳐 오는 3분기 내로 완료될 예정이다.

어셋티오는 현재 FDA 허가를 받은 8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주요 의약품은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 ‘인도신(Indocin)’,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치료 구강용해 필름제 ‘심파잔(Sympazan)’, 피하 약물전달 제형 메토트렉세이트 ‘오트렉스업(Otrexup)’ 등이다. 여기에 롤베돈이 핵심 자산으로 추가되면서 롤베돈 미국 판매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댄 페이서트(Dan Peisert) 어셋티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스펙트럼의 상용화 인프라의 대부분을 유지하고 롤베돈 홍보를 지원하기 위해 보완적인 이중 채널을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톰 리가(Tom Riga) 스펙트럼 사장은 “인수 후 스펙트럼의 상업 인프라와 어셋티오의 디지털 자원이 결합해 장기적인 성공을 위한 브랜드를 구축하고 수익성을 가속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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