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서울의 전술 핵심... 간결한 패스 플레이
빠르고 정확한 패스의 원동력... 고개 들어 주위 살피는 행동
이어지는 '패스 앤 무브' 인상적
축구에서 패스를 받기 전 가장 중요시되는 행동은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피는 것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축구에서 패스를 받기 전 가장 중요시되는 행동은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피는 것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간결한 패스 플레이를 전술의 골자로 삼는 FC서울은 선수들에게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요구한다. 선수들이 이 전술을 수행할 수 있는 밑바탕에는 철저하게 지키는 고개를 드는 습관이 있다.

축구에서 패스를 받기 전 가장 중요시되는 행동은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피는 것이다. 자신의 팀 동료뿐 아니라 상대 선수들의 위치까지도 미리 파악해두기 위해서다. ‘패스 마스터’로 불리는 세계적인 미드필더들도 이러한 습관을 갖고 있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8·스페인), 사비 에르난데스(42·스페인), 루카 모드리치(37·크로아티아), 토니 크로스(32·독일) 등 모두 공을 받기 전 고개를 들어 미리 패스 길목을 모색한다.

고개를 드는 행동은 압박이 거세지는 현대 축구 환경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패스를 건네 받게 되면 상대의 압박이 시작된다. 좋은 볼터치를 가져가기 위해 공을 내려다보고 패스를 받는다면 다음 패스 선택지를 찾고 패스를 시도하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 사이 상대의 압박으로 인해 좋은 패스 길은 이미 차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공을 받기 전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는 행위만으로도 더 많은 패스 길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축구에만 매진해온 프로 선수들에게 고개를 드는 행위는 ‘기본기’ 중 하나다. 이 기본기를 아주 철저하게 지키는 팀이 있다. 바로 K리그1의 서울이다. 서울 외에도 다른 팀들의 많은 선수들이 패스를 받기 전 고개를 드는 행위를 한다. 그러나 서울의 경우에는 ‘빌드업’이 전술의 핵심인 만큼 골키퍼 양한빈(31)을 포함해 모든 선수들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 행동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간결한 패스 플레이를 전술의 골자로 삼는 FC서울은 선수들에게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요구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간결한 패스 플레이를 전술의 골자로 삼는 FC서울은 선수들에게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요구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일명 ‘익수볼’이라고 불리는 안익수(57) 감독의 축구 스타일은 ‘빌드업’이 핵심이다. 기록으로도 잘 나타나 있다. 모든 패스 수치에서 최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23라운드까지 마친 시점에서 경기당 패스 성공 577회로 K리그1(1부)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외에도 단거리패스 평균 304개(2위), 키패스 7.35개(1위), 전방패스 188개(1위), 횡패스 244개(1위)에 랭크됐다. 반면 드리블은 경기당 3.4개(7위)로 적은 편이다. 그만큼 개인 기량의 의존하는 플레이보다는 간결한 패스로 팀 플레이를 우선시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지난달 30일 포항 스틸러스(2-1 승)와 경기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는 인상적이었다. 포항의 압박을 풀어나가기 위해 짧고 빠른 패스로 전진했다. 모든 필드 플레이어들은 빠른 패스 플레이를 이어가기 위해 공을 받기 전부터 고개를 들어 올렸다. 이후 동료들의 위치를 확인하고 원터치로 패스 플레이를 이어나갔다. 패스 이후 선수들은 가만히 서있지 않았다. 끊임없이 상대 진영으로 침투했다. 선수들은 90분 내내 ‘패스 앤 무브’의 핵심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행해냈다.

‘익수볼’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팀에 확실하게 녹아들고 있다. 이제는 공격의 방점을 찍어줄 공격수 스타니슬라프 일류첸코(32·독일)까지 합류하며 전술의 완성도가 더욱 높아졌다. 기본기가 밑바탕이 된 간결한 축구에 짜릿한 결정력까지 갖춰지니 팬들의 즐거움은 배가되고 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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