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패치형·퓨어 톡신 개발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 휴젤은 자사 성장을 이끌 미래 먹거리로 ‘무통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HG102)’을 선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2일 휴젤에 따르면 연내 HG102 임상 3상 시험계획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한다. 이 약물은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에 국소마취제 리도카인을 함유했다.
통상적으로 보툴리눔 톡신이나 필러 시술 시 통증을 경감시키기 위해 시술 부위에 리도카인을 도포한다. 휴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합해 시술자와 환자의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HG102와 같은 ‘무통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경우 아직까지 국내외에서 허가를 받은 사례가 없다. 때문에 전세계의 이목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휴젤은 지난 2015년부터 HG102를 개발했다. 2018년 국내 특허를 획득했고, 지난해 1월 식약처로부터 성인 총 38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미간주름 개선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1상 시험계획서를 승인받았다. 그리고 같은해 12월15일 1상 최종 시험대상자 관찰을 완료했다. 회사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연내 마지막 관문인 임상 3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HG102 개발이 완료되면 휴젤은 메디컬 에스테틱의 양대 축인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시장에서 ‘무통’ 시대를 열게 된다. 리도카인 함유 히알루로산(HA) 필러의 경우 지난 2015년 ‘더채움 프리미엄’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제품은 ‘히알센스 플러스’라는 수출명으로 지난해 콜롬비아 수출되기도 했다.
패치형·퓨어 톡신 개발…미래 먹거리 발굴
이와 함께 ‘패치형 보툴리눔 톡신(HG103)’도 개발하고 있다. 주삿바늘 없이 붙이기만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는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한 제품이다. 또 내성 발현을 낮춘 액상형 퓨어(Pure)톡신인 ‘HG105’는 오는 5월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예정이다.
미래 성장동력 후보군들은 향후 글로벌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휴젤은 현재 세계 3대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인 미국, 유럽 중국에 진출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휴젤은 지난해 2월 국내 제약사 최초로 자사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국내명 보툴렉스)’를 중국 시장에 론칭했다. 휴젤 상하이 에스테틱과 파트너사인 사환제약은 올해 현지 점유율 2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유럽은 1분기 첫 선적 및 론칭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유럽의약품안전관리기구연합체(HMA)의 품목허가 승인 권고에 이어 같은 달 27일 프랑스 국립의약품청(ANSM)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연내 프랑스와 영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 11개 진출을 완료하고, 내년까지 유럽 36개국 진출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목표는 5년 내 시장 점유율 10% 달성이다.
이어 올 상반기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3분기 내 캐나다와 호주 진출도 계획 중이다. 앞서 휴젤은 지난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레티보 품목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처럼 기존 제품이 미국·유럽·중국에서 자리를 잡는다면 신제품 역시 수월하게 현지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영토를 빠르게 확장하는 것에 발맞춰 생산능력도 키우고 있다. 지난해 6월 연간 800만 시린지 규모의 필러 생산이 가능한 신공장을 완공했다. 막바지 건설 중인 보툴리눔 톡신 신공장도 올 상반기 준공 예정이다.
‘휴젤 글로벌 성공 가능성 본’ GS그룹, 경영권 확대
대기업의 투자는 글로벌화와 미래 먹거리 발굴에 큰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GS그룹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은 지난해 8월 휴젤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어 지난 11일 휴젤 인수를 위한 계약을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GS그룹은 투자금을 기존 1억5000만 달러(약 1790억원)에서 2억5100만 달러(약 3000억원)으로 늘렸다.
GS그룹 컨소시엄은 GS와 IMM인베스트먼트, 싱가포르계 투자기업인 CBC, 중동 국부펀드인 무바달라 등으로 구성됐다. GS가 늘린 금액만큼 무바달라의 투자금이 줄어드는 형태다. 최종 투자금 기준 GS와 IMM의 지분율은 약 42%다. CBC는 이들과 지분율은 비슷하지만 재무적투자자로 남는다.
휴젤의 최대주주 격인 베인캐피탈은 1652억원가량의 지분을 남겨 놓기로 했다. 이에 따라 총 매각 대금은 1조5587억원으로 GS그룹 컨소시엄은 지분 43.24%를 확보한다.
GS그룹이 투자금을 늘린 배경은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사업 성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퍼시스텐스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치료 및 미용성형 적응증을 합친 전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2020년 기준 50억 달러(약 6조원) 이상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 뿐 아니라 아시아, 중남미 국가에서도 미용성형 시술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2026년까지 연평균 9%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휴젤 관계자는 “국내외 트렌드가 시술 시 통증을 줄이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환자와 시술자들도 이같은 니즈가 있어 리도카인을 함유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고, 향후 글로벌화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bdj@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