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제이디파워 내구품질조사 32개 브랜드 중 1위 석권
영국서도 아우디·폭스바겐 제치고 1월 판매 선두
올해는 전기차 앞세워 중국 시장 공략 강화
기아 스포티지.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기아 스포티지.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기아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주요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판매량 증가세를 기록하고 품질 면에서도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최고 수준의 시장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한 ‘2022년 내구품질조사(VDS)’에서 고급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32개 브랜드 중 기아가 145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VDS는 차량 구입 후 3년이 지난 고객들을 대상으로 184개 항목에 대한 내구품질 만족도를 조사한 뒤 100대당 불만 건수를 집계한다.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만족도가 높다는 의미며 신차를 대상으로 하는 초기품질조사(IQS)보다 객관적인 품질 평가가 가능하다.

기아는 2015년 전체 31개사에서 21위에 머물렀지만 3년 만인 2018년 5위까지 오른 데 이어 지난해 3위(일반브랜드 1위)를 차지했고 올해 1위까지 거머쥐었다. 뷰익이 147점으로 2위를 차지했으며 현대차(148점), 제네시스(155점)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기아를 필두로 현대차그룹은 품질로 명성이 높은 토요타(158점), 렉서스(159점), 포르쉐(162점)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상위권을 꿰찬 것이다. 특히 기아는 역대 최초로 일반 브랜드가 고급 브랜드를 제치고 단독 전체 1위에 오르는 성과를 달성했다.

현지 언론의 찬사도 이어졌다. 폭스뉴스는 “기아가 새로운 왕이다(Kia is the new king)”라고 극찬했으며 포브스는 “한국 브랜드가 내구성 신뢰도 평가를 지배했지만 유럽 브랜드들은 가장 많은 소비자 불만을 야기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 성과도 이목을 끈다. 기아는 지난달 영국에서 총 1만504대를 팔아 아우디와 폭스바겐을 제치고 월간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1991년 현지 진출 31년 만에 이룬 쾌거다. 전년 동월 대비 67.5% 판매량이 성장했으며 3458대가 판매된 스포티지는 전체 차종별 판매 1위를, 2372대가 팔린 니로는 3위를 기록했다.

기아의 영국 시장 점유율은 역대 최고인 9.13%를 달성해 7.44%인 아우디와 7.4%인 폭스바겐을 압도했다. 5624대를 판매한 현대차는 점유율 4.89%로 9위에 자리했다. 기아는 전기차 EV6로 현지 자동차 전문 매체 왓카의 ‘올해의 차’에 선정됐으며 지난해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카바이어 선정 ‘최고 대형 패밀리카’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 독일에서도 벤츠(-25.7%), 아우디(-15%), BMW(-7.7%), 폭스바겐(-6.8%), 렉서스(-11.7%) 등 주요 브랜드 판매량이 모두 감소한 가운데 기아와 현대차만 각각 2.4%, 1.5% 판매 성장을 달성했다. 독일 연방도로교통청(KBA)에 따르면 지난해 현지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는 262만대로 전년(292만대)보다 10.1% 감소했다.

지난해 기아의 주요 시장 도매 실적을 보면 북미에서 6.8%, 유럽 19.0%, 인도 29.2%, 아태22.0%, 아중동 27.3%, 러시아 8.1%, 중남미 43.3% 등 대부분 지역에서 뚜렷한 판매 성장세를 나타냈다. 중국에서만 43.3%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기아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6.5% 증가한 277만6359대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전년 대비 18.1%, 145.1% 증가한 69조8625억원, 1조1751억원에 달했다.

기아-옌청시 투자 확대 협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기아-옌청시 투자 확대 협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올해는 ‘아픈 손가락’ 중국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한다. 기아는 지난 7일 중국 옌청시와 협약을 체결하고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 수출 확대, 신차 출시 등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옌청시 소유 국영기업 장쑤위에다그룹이 기아의 현지 합자사 둥펑위에다기아의 둥펑자동차 기존 지분 25%를 인수하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 오는 4월 베이징모터쇼에서 신규 사명과 브랜드를 공개할 예정이다.

기아는 올해를 중국 사업 반등의 원년으로 삼아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는 동시에 신규 출시 차량에 안전·신기술 사양을 대폭 확대 적용해 상품성을 개선, 주력 판매 차종도 카니발, 스포티지 등 글로벌 전략 모델로 재현할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 EV6를 시작으로 매년 전기차 신차를 중국 시장에 출시해 2027년까지 6종의 전용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전기차는 기아의 글로벌 시장 공략 첨병이다. 기아는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EV6, 니로 등 6만3419대의 전기차를 팔아 전년 대비 62.5%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 25.6% 증가한 현대차보다도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기아의 유럽 전체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도 2019년 5.7%에서 지난해 12.6%까지 확대됐다. 올해도 EV6와 신형 니로 등 판매를 더욱 확대하며 전기차 전환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기아는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지난해에 비해 13.5% 증가한 315만대로 잡았다. 국내에서 5.0% 증가한 56만2000대, 해외에서 15.5% 증가한 258만8000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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