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등 기후 변화 위협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4일 개막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100% 인공 눈 위에서 치르는 사상 첫 대회다. 중국 베이징의 겨울은 춥지만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아 설상 경기는 모두 인공 눈을 사용한다. 인공 눈이 환경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공 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기온이다. 영하의 온도가 인공 눈 생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인공 눈 생성 작업은 스노건을 이용한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기온이 높아지자 스노건도 인공 눈을 만드는 데 버겁다. 물론 스노건을 보완하는 각종 장비들이 개발돼 더 많은 인공 눈을 제조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전력과 물과 같은 자원 소모량도 크다는 점이다.
인공 눈은 지난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 대회에서 처음 도입됐다. 당시 대회를 기점으로 점차 사용량이 증가했다. 2010년 밴쿠버 대회 때는 사상 최고치인 13도까지 기온이 올라가면서 다른 지역에서 눈을 옮겨와 대회를 치렀다. 2014년 소치 대회에서는 부족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미리 지하 창고에 50만 톤 규모의 눈을 보관했다. 2018년 평창 대회에는 인공 눈 사용 비율을 90%까지 늘렸다. 이번 베이징은 대회 최초로 100% 인공 눈 위에서 경기를 펼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번 올림픽에 쓰일 인공 눈을 만드는 데에 4900만 갤런(1억8549만 리터)의 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억 명에 달하는 인구가 하루 동안 마실 수 있는 규모다. 지구온난화 탓에 전 세계적으로 담수량이 줄어드는 추세를 고려하면 상당한 양이다. 환경에 가해지는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알파인 스키 종목이 펼쳐지는 옌칭, 바이애슬론 등 대부분 야외 종목이 열리는 장자커우 지역은 최근 겨울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강설량이 부족하다. 두 지역의 연평균 강설량은 200mm가량에 불과하다. 현재 이곳에선 400대가 넘는 인공 눈 제조기가 쉼 없이 가동되고 있다. 대회 동안 인공 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물은 올림픽 규격 수영장 800개를 채울 정도다. 또한, 베이징에서는 빅에어 경기가 예고돼 있다. 최근 30년간 베이징의 2월 평균 기온은 대부분 영상이었다.
베이징 올림픽뿐 아니라 최근 전 세계 동계 스포츠계가 기후 변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대로 인공 눈 의존도는 나날이 높아진다. 앞으로 동계 스포츠의 적은 결국 기후 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 변화가 계속된다면 동계올림픽 개최 적합 지역도 줄어든다. 게다가, 인공 눈 사용은 선수들의 경기력과 안전에도 지장을 줄 수 있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결국 인간이 만든 온난화가 동계 스포츠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김호진 기자 hoo1006@sporbiz.co.kr
관련기사
- [베이징올림픽] '부상 투혼' 루지 임남규... 올림픽 싱글 무대, 웃으며 안녕
- [베이징올림픽] '슈퍼맘' 이채원의 위대한 6번째 올림픽 도전기
- [베이징올림픽] 코치만 10명 中 금메달, 감독 없는 韓 노메달 '수모'
- [베이징올림픽] 개최국 중국, 쇼트트랙 혼성 계주 초대 챔피언 등극
-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황대헌, 1000m 예선서 올림픽 신기록
- 베이징서 한복이 왜 나오나… "노골적 문화 침탈"
- '함께, 미래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과학 기술' 접목 선보여
- [베이징올림픽] 분노한 한국 선수단, 쇼트트랙 판정 CAS에 제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