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올해 1억원 이상 수입 전기차 판매 2배 이상 성장
포르쉐·아우디·BMW·벤츠 고급화 라인업 본격 확대
포르쉐 타이칸 GTS. /사진=포르쉐코리아
포르쉐 타이칸 GTS. /사진=포르쉐코리아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정부의 보조금 지급 대상이 아닌 고가의 수입 전기차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내년에는 보조금 적용 기준이 더 강화될 예정이지만 고급 전기차 시장은 더 활기를 띨 전망이다.

1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테슬라를 제외한 1억원 이상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239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3.1%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인 1304대를 이미 훌쩍 넘긴 수치다. 이 기간 전체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61.3%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가 전기차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브랜드별 판매량은 포르쉐가 1243대로 선두를 차지했으며 아우디 1044대, BMW 58대, 메르세데스-벤츠 27대, 재규어 22대 등 순으로 나타났다. 

현행 전기차 보조금은 차량가격 6000만원 미만 차량에 100%, 6000만원 이상 9000만원 미만 50%가 지원된다. 9000만원 이상 전기차는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없어 판매가격 전액을 지불해야 구매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고가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는 것은 자동차 시장 전반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급차를 선호하는 소비 성향이 꼽힌다.

올해 11월까지 수입차 누적 등록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25만2242대로 최근 반도체 수급난 등 영향으로 출고가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 BMW는 각각 6만9400대, 6만1436대로 1·2위를 달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고급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특히 두드러지는 이유 중 하나로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전기차 동력·구조적 특성이 정숙성과 실내 거주성 등에 유리하다는 점이 고급차 소비자 성향에 부합되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고가의 고성능 차량 수요도 상대적으로 가속력 등이 월등한 전기차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 확대에 힘을 더한다. 가격대를 고려할 때 보조금과 유류비 등 비용 절감 요인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 전기차에 비해 크게 작용하지 않는 반면 차별화된 고급 전기차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전기차 시장을 선도한 수입차 브랜드는 테슬라지만 모델S 등 고가 차량보다 엔트리급 차량인 모델3(6059~7939만원)가 전체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테슬라 차량들이 기술적인 면에서 호평을 받지만 전반적으로 내장재와 마감 품질 면에서는 기존 고급차 완성도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도 후발주자인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고급 전기차 판매 호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환경부는 내년부터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기준을 5500만원으로 하향하고 50% 지급 기준도 8500만원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애당초 보조금 지급 대상이 아닌 고가 차량은 판매 조건에 변화가 없다.

이에 더해 각 수입차 브랜드가 고급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나선 만큼 소비자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진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달 1억7700만원부터 시작하는 플래그십 전기차 EQS 판매를 시작했으며 EQE, GLE 등 풀 라인업 구축에 나섰다. BMW와 아우디도 1억원대 전기차 iX, e트론 GT 등을 선보이고 본격적으로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섰다. 포르쉐는 타이칸에 고성능 GTS 모델을 추가해 흥행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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