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SK에플·한화건설 등 수요예측서 흥행
새 먹거리 부각됐지만 '안전' 분야 투자 아쉬워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건설업계 내 ESG 경영 바람이 불면서 ESG 채권 발행 기업도 증가하는 추세다. ESG가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는 만큼 향후 발행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지난 21일 분할 후 첫 회사채를 ESG 채권으로 발행했다.
이번에 DL이앤씨가 발행하는 채권은 환경과 사회부문이 결합한 지속가능채권이다. DL이앤씨 제1회 공모사채 발행 규모는 3년물 1500억원과 5년물 500억원인데, 이 중 5년물 500억원이 ESG 채권으로 발행될 예정이다. DL이앤씨는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500억원까지 증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L이앤씨는 ESG 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친환경 건축물 공사와 자금 지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DL이앤씨는 현재 녹색건축 인증,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 등 친환경건축물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절감하는 동시에 냉난방 에너지 소비량이 적은 친환경·고효율 건축물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 협력사 자금조달 부담 해소를 위한 DL이앤씨 상생 협력 기금에도 ESG 채권으로 조달한 금액을 활용한다.
DL그룹은 올해 지주사 전환 및 회사 분할과 함께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DL은 건설, 석유화학, 에너지 등 그룹 계열사별로 특화된 친환경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수소에너지와 탄소 포집 및 저장(CCS), 수처리 등 친환경 신사업을 발굴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안전, 환경 관련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업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확립하기 위해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ESG 경영 강화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계획이다.
건설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ESG 채권 발행에 나섰다. LH는 25일 ESG 채권 중 하나인 녹색채권 6300억원을 시중 금리 대비 0.01~0.02% 낮게 발행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행한 녹색채권 6300억원은 LH가 국내채권으로 발행한 최초의 ESG 채권이다. LH는 발행액 전액을 노후 공공임대 그린리모델링 사업, 에너지효율등급 1+등급 이상 에너지절약형 주택건설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종류별로는 ▲5년물 2300억원 ▲10년물 1600억원 ▲30년물 2400억원이다.
LH는 “최근 환경과 사회적 가치 중요성이 점차 커짐에 따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지속가능경영에 동참하기 위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ESG 채권을 발행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녹색채권 발행을 기반으로 하반기에도 국내외에서 ESG 채권을 추가 발행하고 오는 2024년까지 ESG 채권 비중을 전체 채권 발행액의 5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돈 되는 ESG 채권, '흥행 대박' 이어가
ESG 채권은 발행자금이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분야 투자에 사용되는 채권으로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으로 구분된다. 최근 건설업계에서도 ESG 경영 바람이 불면서 관련 채권 발행도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 반응도 나쁘지 않다. 수요예측 과정에서 당초 예상했던 금액보다 훨씬 많은 수요가 몰리면서 모두 ‘흥행 대박’을 거뒀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ESG 채권을 발행한 데 이어 올해 국내 기업 최초로 ESG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하는 등 ESG 경영 활동을 선도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7월과 지난 3월 두 차례에 걸쳐 총 2600억원 규모 ESG 채권을 발행했다. 채권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녹색건물 인증을 받은 친환경 건축물 건설과 중소협력업체에 대한 공사기성금 조기지급 재원 등으로 사용했다.
또 SC제일은행 및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은행과 ESG 활동 목표를 인센티브 부여 조건으로 추가한 ESG 파생상품 계약을 맺는 등 국내 기업에선 최초로 파생상품 영역까지 ESG 활동을 확산시켰다.
지난 2월 국내 건설사 최초 녹색채권 공모를 진행한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도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 1500억원의 8배가 넘는 약 1조2100억원이 몰리면서 최대 3000억원 규모로 증액 발행했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사명까지 바꾸는 등 ESG 경영 행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친환경을 의미하는 ‘에코(Eco)’와 ‘심는다’는 의미의 ‘플랜트(Plant)’를 합성한 용어인 ‘에코플랜트’는 ‘지구를 위한 친환경 아이디어와 혁신 기술을 심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SK에코플랜트에 이어 녹색채권을 모집한 한화건설도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의 6.8배인 총 5440억원이 몰리면서 3년 만기물 1200억원, 회사채 2년 만기물 400억원 등 최대 1600억원 규모로 확대 발행하기로 했다.
한화건설은 친환경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풍력발전사업과 수처리 분야 등에서 단순 시공사를 넘어 국내 상위권 개발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지난해 말 대표이사 직속 풍력사업실을 확대 개편하고 전문 인력을 충원했으며 지난해 76MW급 영양 풍력발전단지를 준공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도 거두고 있다.

◆ 새 먹거리 부상했지만… ‘안전’ 분야 투자 아쉬워
이처럼 업계 내 ESG 경영이 신사업 성장동력 및 새로운 먹거리로 부각되고 있지만 사회(S) 부문의 한 종류인 ‘안전’과 관련해선 아직까지 미비한 모습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 사고사망자는 458명으로 전체 산업재해 사고사망자 882명의 절반 이상인 51.9%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30명이 증가한 수치다.
공사종류별로는 건축공사 사고사망자가 237명(51.7%)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재해유형별로는 ▲떨어짐(236명) ▲물체에 맞음(42명) ▲부딪힘(38명) ▲화재(36명) ▲깔림·뒤집힘(33명) ▲무너짐(24명) 순이었다. 전년 대비 ‘떨어짐’ 사고사망자는 감소했지만 ‘화재’, ‘물체에 맞음’ 사고사망자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산업현장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국 약 2만4000여 개 사업장에 대한 불시 안전점검을 진행했다.
공단은 사업장 위험 개선 조치 결과를 모니터링하고 점검 거부나 개선 미이행 등 위험을 방치하는 917개소에 대해 노동부 감독을 요청했다. 일부 사업장에는 위험작업 중지나 위반사항에 대한 사법조치 등이 이뤄졌다.
개선이 필요한 위험요인으로는 계단, 개구부 및 비계 등에 안전난간, 작업발판 미설치 등 추락 위험이 82.8%로 가장 많았다. 건설업 사고사망자 중 ‘떨어짐’ 유형이 가장 많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일터의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건설현장의 추락, 제조업의 끼임 등 핵심 위험요인이 개선돼야 한다”며 “공단은 패트롤 현장점검을 강화하는 등 노동자 생명을 지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kju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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