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상암)=류정호 기자 |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홍명보호가 올해 평가전 6경기 일정을 4승 1무 1패로 마무리했다. 9월 미국·멕시코 원정에서 1승 1무를 기록했고, 홈에서 열린 11월 볼리비아·가나전에서는 연속 무실점 승리를 따내며 성과를 거뒀다. 최근 3경기 무실점 연승도 고무적이다.
월드컵 본선 시드 배정에서도 포트2 진입이 사실상 확정되며 외형적 성과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경기 내용 전반에 남은 숙제는 명확하다. 전반전의 주도권 상실, 중원 조합의 불안정, 득점 이후 라인이 낮아지며 흔들리는 수비 집중력 등은 본선 경쟁력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대표팀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전에서 이태석의 A매치 데뷔골로 1-0 승리를 거두며 2025년 일정을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9월과 11월 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에이스 역할을 다했고, 오현규, 엄지성, 조규성, 이동경 등도 골을 추가하며 공격 루트가 다변화된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중원 문제만큼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황인범은 올해 평가전 6경기 중 단 두 경기에만 출전했다. 11월에는 백승호까지 이탈하면서 볼리비아·가나전 모두 새로운 미드필더 조합을 가동해야 했다. 김진규, 원두재 조합이 나선 볼리비아전과 권혁규, 옌스 카스트로프 조합이 나선 가나전 모두 전반전은 주도권을 유지하지 못했다. 패스 전개가 매끄럽지 않았고, 전진 패스가 끊기며 빌드업이 흔들렸다. 특히 가나전에서는 권혁규와 카스트로프 모두 경험 부족에서 비롯된 패스 실수가 이어졌고, 결국 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두 선수를 교체해 김진규와 서민우를 투입하며 흐름을 되찾았다.
득점 후 수비가 흔들리는 문제도 계속됐다. 가나전에서 이태석의 선제골 이후 라인이 뒤로 내려앉고, 빌드업이 불안정해 역습을 내주는 장면이 반복됐다. 브라질전에서 5실점을 내준 흐름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이는 단순한 수비 문제를 넘어 중원의 압박, 볼 간수 부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전반전의 정체된 경기 운영이 가장 큰 문제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19일 본지와 통화에서 “북중미 월드컵은 48개국 체제로 열린다. 조별리그에서 반드시 승점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대표팀은 경기 초반 소극적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비적으로만 접근하다 뒤에서 볼을 돌리다 뺏기면 오히려 더 위험하다. 빌드업이 불안정한 상황을 고려하면 주도권을 잡기 위한 균형을 다시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준희 위원은 윙백의 공격 가담, 센터백의 전진 움직임, 수비형 미드필더의 활동 반경 확대 등 구체적 개선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윙백은 올라가도 다시 백패스가 많고, 수비형 미드필더는 지나치게 깊은 위치에 머물러 정적이다. 그러다 보니 이강인이 자꾸 내려와 배급을 담당하는 구조가 되고, 전방 공격 숫자가 부족해진다”고 짚었다.
유럽 원정으로 예정된 내년 3월 평가전은 사실상 본선 대비의 마지막 시험대다. 월드컵까지 남은 시간은 7개월이다. 새로운 자원이 등장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결국 황인범이 복귀했을 때 가장 적합한 파트너를 찾고, 그 없이도 중원이 기능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경기 초반 주도권을 되찾는 구조적 변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연승 뒤에 남은 숙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북중미 월드컵 경쟁력을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류정호 기자 ryutilit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