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전주)=류정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1부) 전북 현대가 마침내 ‘10번째 별’을 품었다. 위기의 시즌을 반전시킨 원동력은 실력, 멘털, 그리고 전북 고유의 ‘우승 DNA’였다.
전북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6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과 홈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미 우승을 확정한 전북은 이날 경기 후 시상식을 열고 K리그 사상 최초 통산 10번째 우승을 자축했다. 경기장은 2만3160명의 팬들이 운집해 ‘별의 밤’으로 물들었다. 올 시즌 홈 누적 관중 34만6763명으로 단일 시즌 최다 기록도 새로 썼다.
거스 포옛(58)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개인 통산 첫 번째 최상위 리그 우승을 맛봤다.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 나선 포옛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우승을 말하지 않았다. 2위와 승점 10 이상 벌어진 뒤에야 비로소 언급했다”며 “지난 시즌 부진을 완전히 뒤집은 만큼 의미가 크다. 목표 이상을 성취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트로피를 만지면 운이 달아난다고 생각해 개막 미디어데이 때 피했는데, 결국 우승했다”며 웃었다.
전북은 지난해 10위까지 추락했지만, 포옛 감독의 지휘 아래 4년 만에 리그 타이틀 재탈환에 성공했다. 그는 “모기업 현대자동차, 이도현 단장(51), 마이클 김(52) 테크니컬 디렉터에게 감사하다. 선수와 모든 스태프가 제 역할을 다했고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었다”며 “진짜 주인공은 선수들이다”라고 강조했다.
포옛 감독의 지휘 아래 선수단의 멘털리티 또한 단단해졌다. 주장 박진섭(30)은 “무패 기간에도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교체로 들어온 선수들이 분위기를 바꿨다”며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과 식사하며 격려했다. 우승은 모두의 몫”이라고 말했다. 개성파로 알려진 이승우(27) 역시 팀에 제대로 녹아들었다. 이승우는 “감독님과 의견이 다를 때도 많았지만, 제가 컨트롤해야 했다”며 “전북은 아시아 최고 팀이다. 1년 만에 목표를 이뤘다”고 했다. 김태환(38) 또한 “이도현 단장님이 확실히 진단했고, 최고의 감독님을 데려왔다. 선수단이 만족할 환경을 만들어줬다”고 덧붙였다.
8일 경기에서 결승 골을 넣고 셀카 세리머니를 펼친 송민규(26)는 “스플릿 이후 승리가 없어 간절했다. 그 간절함이 오늘 승리로 이어졌다”며 “대한축구협회(KFA) 코리아컵 결승이 올해 마지막 목표다. 오늘의 감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포옛 감독과 선수단은 ‘우승 DNA’를 통해 코리아컵 트로피까지 차지하는 ‘더블’을 바라본다. 그는 “잠시 휴식기를 가진 뒤 약 2주 반 동안 팀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리겠다. 남은 2경기에 대비해 선수단 관리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과의 다음 시즌 논의도 매우 만족스럽다. 이제 행동으로 옮길 차례다. 다음 시즌 목표 역시 우승이다.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시즌 강등권에서 한 시즌 만에 정상으로 복귀한 전북은 ‘위닝 멘털리티’와 ‘우승 DNA’를 다시 증명했다. 실력과 정신력, 그리고 전북만의 승리 문화가 만들어낸 완성체였다.
류정호 기자 ryutilit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