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치맥회동 때 입은 재킷 '품절사태'
|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여기 왜 이렇게 아이폰이 많냐.”
지난 달 30일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현장. 엔비디아 젠슨 황 CEO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무대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관객들의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던진 이 한마디는 냉정한 글로벌 비즈니스 무대에서도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고 사람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이 회장이 행사마다 보여주는 짧은 멘트와 친근한 소품 선택은 예상 밖의 파장을 가져온다. 입고, 들고, 쓰는 물건마다 완판 사례가 이어진다. 이번 치맥 회동때 입은 ‘란스미어 블루종’도 한나절 만에 몰려든 주문에 공식 온라인몰 품절이 됐다. 정가 89만원, ‘치맥 재킷’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화제였다.
‘완판남’의 역사는 오래됐다. 1년 전 아부다비 출장길에 선택한 골프 베스트, 2022년 베트남 출장 때 입은 패딩 조끼 역시 같은 현상이 반복됐다. 한 차례 리오더된 제품까지 순식간에 동이 날 만큼 완판 신드롬의 중심엔 어김없이 이 회장이 있었다.
사실 기자도 10년 넘게 아이폰 유저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 바꾸지 않았던 스마트폰, 그런데 코엑스 현장에서 던진 이 회장의 한 마디에 ‘갤럭시 최신 모델은 어떨까’ 검색창을 켜고 있던 내 모습을 발견했다. 이 변화가 비단 나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이재용 회장의 브랜드 파워는 소탈함과 자연스러운 현장 감각에서 비롯된다. 전통적인 재벌 이미지를 벗고 직접 현장에 등장해 권위 대신 소통, 격식 대신 유머와 친근함을 보여준다. 광고와 SNS보다 실제 삶에서 드러나는 자연스러움이 ‘완판 CEO’라는 별명에 진짜 의미를 더해준다.
치맥 회동과 지포스 페스티벌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글로벌 인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사람’의 따뜻한 이미지로 현장 공감을 이끌었다. 대중은 그 속에서 ‘국민 스타총수’의 새로운 기준을 발견한다.
깐부치킨 식사자리에서 한 어린이가 사인 요청을 하자 이재용 회장은 “예준이 효자 되세요”라는 따뜻한 한마디를 또박또박 적어주어 큰 화제가 됐다. 이 장면은 온라인에서 "등록금 값 사인", "면접용 인증" 등 유쾌한 반응을 이끌었다.
결국 이재용 회장을 향한 응원에는 단순한 기업인의 성공 스토리 이상의 감정이 실려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 익숙하지 않은 변화 앞에서 소탈하게 웃으며 대중과 격 없이 눈맞추는 모습이야말로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을 더욱 응원하게 만드는 힘이다. 현장에서, 그리고 일상의 작은 순간마다 그는 ‘사람 냄새 나는 리더’로 기억된다. 그래서 국민은 이재용을, 삼성을 기꺼이 응원하게 된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