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번째, 성과 점검 차…유무형 메시지 던졌을 듯
‘주식’이라는 두 글자는 누구나 다 안다. 그런데 주식처럼 증시에서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ETF’라는 세 글자는 들어는 봤어도 아직 잘 모르는 사람이 적잖다. 투자자들만 아는 ‘전문용어’에서 ‘익숙함’으로 다가오는 요즘이다.
1956년 자본시장의 문을 연 한국거래소와 1973년 창립한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1956년 3월 3일 한진중공업홀딩스, 유수홀딩스, 경방 등이 첫 상장된 이후 ‘주식’이라는 말이 내년이면 70년을 함께하게 된다.
이와 달리 2002년 10월 첫 등판한 ‘ETF’는 성인된 지 3년도 채 안됐다. 주식에 비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그해 열린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등에 업고 매섭게 돌진하고 있는 ‘ETF’가 지난 6월 국내 순자산 총액이 200조원을 넘어섰고 7월에는 상품 1천개 시대를 열었다.
이 기간 운용사들이 국내주식형, 파킹형, 패시브형, 커버드콜, 테마형 등 여러 유형의 상품을 월 평균 3.8개 쏟아내며 개인과 기관투자자를 빨아들이고 있다. 이런 ‘ETF’가 어떻게 탄생해 진화, 현재 모습을 갖고 있는지 주요 운용사의 ‘ETF 브랜드 스토리(BS)’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 한스경제=최천욱 기자 | “잘하고 계시죠?”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KB자산운용 사무실을 찾았다. 올 들어 벌써 2번째다. 이에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분기마다 진행하는 그룹 계열사 성과 리뷰 참석 차원”이라면서 “이 (성과 리뷰)기간에는 각 계열사를 똑같이 방문하고 있다”며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추측건대 분명 격려의 메시지는 던졌을 것이고 결국 지금 보다 더 좋은 결과를 위해 변화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 ‘YTT’ 17년 간 3번 새 옷 입고 고객 유치 중
비록 성과 점검의 단순 방문이라 할지라도 KB자산운용의 ETF브랜드는 타 브랜드와 달리 시작부터 KB금융지주의 정체성과 함께 하며 ‘어제(Yesterday), 오늘(Today) 그리고 내일(Tomorrow)’의 고객을 만나고 있다.
2008년, ETF시장에서 사업을 시작할 당시 KB자산운용은 ‘KSTAR’ 브랜드를 공개했다. 이는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 상징적인 이름으로 KB금융지주의 아이덴티티와 상징성을 나타내는 ‘STAR’ 심볼을 브랜화한 것이다.
첫 상품으로 당사의 검증된 인덱스 운용능력을 활용해 증시 침체기 대안으로 ‘KStar 5대 그룹주’ ETF를 내놓았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FnGuide)가 산출한 ‘MF 5대그룹주 지수’를 추적하는 상품으로 당시 일반 주식형 펀드 총 보수(연 2.5~3%)는 물론 인덱스 펀드 총 보수(연 1.5~2%)보다도 훨씬 저렴한 연 0.4%의 총보수로 출시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KB자산운용은 2016년 리브랜딩을 단행한다. 그룹 시너지 강화에 초점을 두고 ‘KSTAR’에서 ‘KB’라는 그룹 명칭을 추가, KB금융그룹의 일원임을 명확히 하며 그룹이 가진 높은 신뢰도와 인지도를 ETF 브랜드에 접목시켰다.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기여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KBSTAR 차이나H주(H)’는 중국 H주(홍콩 상장)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당시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겁던 상황에서 기존 중국 H주에 투자하는 ETF와 달리 환헤지를 통해 환율 변동 리스크를 제거하고 선보였다.
◆ 십여 년 세월 함께한 ‘KB 옷’ 과감히 벗은 RISE, “쇄신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
2024년 ‘RISE’ 리브랜딩은 단순한 이름 변경을 넘어, 2008년 ETF사업을 할 당시부터 함께해 온 KB자산운용의 상징과도 다름없는 ‘KB 옷’을 과감히 벗어 던졌다는 점에서 시선을 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사업 전반의 쇄신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인 결정”이라고 소개했다.
슬로건 ‘다가오는 내일, 떠오르는 투자(Rise Tomorrow)’는 KB자산운용이 미래의 성장을 주도하고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투자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 ETF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후발 주자의 맹추격을 따돌리고 시장 점유율을 공고하겠다는 것이다.
또 급증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연금 자금 투자 수요에 맞춰 노후 자산 관리의 핵심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RISE’ 브랜드로 첫 모습을 드러낸 상품은 ‘RISE 미국AI밸류체인TOP3Plus’다. 미국 인공지능(AI)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주목해 하드웨어(반도체), 소프트웨어, 서비스&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상호간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며 성장할 것으로 생각해서 각 밸류체인을 대표하는 5종목 총 15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개별종목에 대해 전부 알기 어려운 일반 투자자들이 시류에 따라 AI 관련 반도체 따로, 소프트웨어 따로 투자하며 그때그때 리밸런싱하기 보다는 미국 AI 산업에 대한 투자 확신이 있다면 이 상품 하나로 끝내게 하고 싶었다는 후문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RISE’ ETF는 고객들에게 맞는 장기투자 상품과 고객맞춤 솔루션 상품을 앞으로도 지속해서 낼 것이라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대표 상품으로 RISE 머니마켓액티브, RISE 테슬라고정테크100, 팔란티어고정테크100, 엔비디아고정테크100 시리즈를 꼽는다.
‘RISE 머니마켓액티브’는 KB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MMF를 ETF로 구현하기 위해 초단기채권을 기반으로 설계해 현금처럼 운용할 수 있는 안정형 상품이다.
투자자들이 단기 유동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도 은행 예금 이상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기획됐고 ‘RISE’ 브랜드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상징하는 기초 상품이자, 고객이 ‘RISE’ ETF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첫 관문 상품이다.
RISE 테슬라고정테크100, 팔란티어고정테크100, 엔비디아고정테크100 시리즈는 미국 대표 기술주 100종목을 기초로 각각 테슬라, 팔란티어, 엔비디아를 25%로 고정 편입한 구조를 갖고 있다.
미국의 기술력과 혁신을 대표하는 개별종목에 대한 확신을 담은 투자와 나머지 75%를 미국 대표 기술주 99종목에 분산투자하는 구조로 ‘개별종목 집중투자+대표지수 분산투자’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상품이다.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투자한 해외주식(테슬라, 팔란티어, 엔비디아)과 QQQ ETF를 비교종목으로 선정해 연금계좌에서의 절세효과까지 추구할 수 있는 솔루션 제공한다.
◆ 상품 정보 정확한 전달, 빠른 시장 정보 제공, 솔류션 강화
KB자산운용은 ‘RISE’ ETF 브랜드를 통해 고객 접점을 강화하고 확대하기 위해 세 가지에 집중하고 있다. 첫째, 상품 정보의 정확한 전달이다. 복잡한 구조의 ETF라도 투자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하고 직관적인 설명을 제공해 신뢰를 높여가는 중이다.
둘째, 빠른 시장 정보 제공을 통해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에서 고객이 적시에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시장 동향과 상품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고 있다. 셋째, 솔루션 강화다. 단순히 ETF 상품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투자 목적과 니즈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해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만들어가고 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RISE’ ETF는 단순한 투자 수단을 넘어 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순간 가장 적합한 해답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천욱 기자 acnhs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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