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장들과의 첫 회동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통한 은행의 신뢰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언급한 가운데 은행권은 고위험 상품 판매 위험관리·금융사기 예방 체계 구축·내부통제 고도화 등을 통해 '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찬진 원장은 28일  20개 국내은행 은행장과 만나 금융감독·검사 전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4일 취임사에서도 "금융소비자 보호를 대폭 강화하고 금융범죄는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원장은 은행장과 간담회에서 "더 이상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등과 같은 대규모 소비자 권익침해 사례는 없어야 한다"며, "업무 전반에 걸친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책무구조도 운영 및 고난도 투자상품 판매 관행 개선 등을 통해 ‘사전예방적 소비자 보호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은행권은 '홍콩 H지수 ELS' 사태와 함께 매년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금융사기 및 금융사고 등을 예방하고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홍콩 ELS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던 KB국민은행은 금융상품의 개발·판매·판매 후, 전 과정에 소비자 보호 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금융상품 개발 시에는 금융상품·금융소비자·금융상품 발행인 등 개별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전합의 절차를 구축했으며 금융상품 개발 및 마케팅 정책 수립 담당 부서가 소비자보호 총괄기관과 사전합의 하도록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금융상품 판매과정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매월 소비자보호부에서 금융상품 판매 적정성 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금융상품 판매 후에도 해당 상품의 판매 계좌 수 및 특이사항 등을 모니터링해 상품위원회에 보고해 사후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책임감 있는 내부통제와 개인채무자 보호체계 강화를 위해 전담조직인 ‘KB책무관리실’를 운영하고 있다. 'KB책무관리실’은 준법감시인 산하에서 책무구조도 운영 및 점검 등 은행의 책무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으로 △책무 관련 제도의 기획 및 운영 △책무 이행점검 및 책무 관리시스템 운영 및 관리 △내부통제위원회 운영 및 지원 등을 수행한다. 

하나은행은 최근 소비자리스크관리 체계에 관한 특허를 취득했다. 이를 통해 공식적으로 투자성 상품 판매 전후 리스크 관리에 대한 독자적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특허는 하나은행의 고위험 상품 편중 판매 예방 및 맞춤형 위험관리 서비스 제공에 핵심 기술로 적용됐으며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소비자보호가 강화되고 있는 금융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란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하나은행은 해당 특허 기술을 통해 △투자성 상품 제조·선정 및 판매 단계에서의 위험요인 점검 △투자성 상품 판매후 이상징후 탐지 △고객별 리스크 모니터링 △제조·판매회사 리스크 점검 체계 △위험 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 및 확산 방지를 위한 능동적인 위기 대응 체계(선제적 위험 식별 및 경영진 의사결정 지원) 등을 갖추고 소비자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또한 하나은행은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고 올바른 금융상품 판매 문화를 확립하기 위해 △금융취약계층 교육 지원 및 활동 강화 △시니어 특화 영업점 고객 대상 ATM 현장 실습 등 고령자 대상 금융사기 피해 예방 활동 실시 △모바일 앱 ‘하나원큐’ 보이스피싱 앱 탐지 기능 탑재를 통한 야간·주말(공휴일) 보이스피싱 대응 △금융권 최초 ‘소비자리스크관리 특허’ 취득으로 고객 자산 보호를 위한 독자적 금융소비자보호 시스템 정착 △금융소비자보호법 준수를 통해 소비자 보호를 실천하는 우수 영업점 및 우수 직원을 선정해 인증하는 완전판매 절자 이행 우수 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불완전판매 예방을 위한 제도적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먼저 지난 2월에 판매인 사전 인증 프로그램’을 도입해 펀드 및 보험 자격증 신규 취득 직원을 대상으로 판매자격 부여 전에 완전판매 실습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완전판매 AI 스크립트' 시스템  AI 기술을 활용한 투자상품 표준판매 스크립트를 제공하는 '완전판매 AI 스크립트'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으며 '비예금심사 Cell'을 통해 금융상품 기획 단계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아울러 예금심사위원회를 통해 사후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했다. 비예금심사위원회는 비예금상품의 기획·선정, 판매, 사후관리 등에 대한 검토 및 심사를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시장변동·민원 분쟁 등 사후관리 전반 보고 체계를 기반으로 상품 판매 후 중대한 고객 피해 발생 또는 예상 시 발 빠르게 대응한다. 

우리은행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금융권 최초로 금융소비자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피해 발생시 최대 1000만원의 보험금 지급하는 '보이스피싱 보상보험' 무료 가입을 시행했고, 올해는 경찰청, 금융보안원과 협력해 ‘보이스피싱 의심 해외계좌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영업점 방문 고객이 보이스피싱 의심 해외계좌로 송금 요청을 하는 경우 시스템에서 ‘주의 팝업(Pop-Up) 메시지’를 직원에게 제공해 고객에게 보이스피싱의 위험성을 안내하고, 주의를 환기시켜 적극적으로 금융사기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사전예방적 소비자 보호 체계' 관련 TF를 설치·운영항 예정이며 책무구조도 현장 점검 등을 통해 소비자 권익을 우선하는 금융문화를 정착에 총력을 다하고 대규모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