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인터넷은행 3사 모두 상반기 호실적 달성
정부 가계대출 규제로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총력
인터넷은행 3사가 올 상반기에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와 함께 외형성장을 거듭하며 포용금융이란 명분과 실적이란 실리,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며 양질의 성장을 이어갔다. / 각 사 제공
인터넷은행 3사가 올 상반기에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와 함께 외형성장을 거듭하며 포용금융이란 명분과 실적이란 실리,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며 양질의 성장을 이어갔다. / 각 사 제공

|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 인터넷은행 3사가 올 상반기에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와 함께 외형성장을 거듭하며 포용금융이란 명분과 실적이란 실리,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며 양질의 성장을 이어갔다. 

다만, 하반기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정부의  6·27 가계부채 관리 방안으로 인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가 50% 수준으로 감축됐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가 인터넷은행의 성장 여력에 부담으로 작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를 비롯해 투자운용 부문 강화, 플랫폼 사업 확대 등 비이자수익 확대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 모두 올해 상반기에 호실적을 달성했다. 

카카오뱅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63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4% 증가하며,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특히 비이자수익은 562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30.4% 늘어나며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대출, 투자, 지급결제 등 플랫폼 부문을 비롯해 펌뱅킹·오픈뱅킹, 광고 부문 수익도 성장하며 상반기 수수료·플랫폼 수익(1535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상반기 고객 수는 2586만명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약 100만명의 고객이 신규 유입됐으며, 2분기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분기 대비 약 100만명 증가한 1990만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트래픽을 달성했다. 

케이뱅크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68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96.3% 증가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비이자이익은 197억원으로 채권 운용수익과 플랫폼광고 수익 확대 등으로 지난해 동기(169억원) 대비 16.2% 증가했다. 이에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84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854억원)에 이어 800억원을 넘겼다. 

상반기말 기준 케이뱅크의 고객 수는 1413만명이며, 13일 기준으로는 1450만명을 넘어섰다. 상반기에만 140여명의 고객이 신규 유입됐다. 

건전성도 개선됐다. 2분기 대손비용(413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562억원)과 비교해 26.5% 감소했고, 연체율(0.59%)도 1분기 말(0.66%)보다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0.51%)로 5분기 연속 낮아지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토스뱅크도 외형성장을 거듭헀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0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무려 65% 이상 증가했다. 순이자이익은 4169억원으로 작년 동기(3663억원) 대비 13.83% 증가했고, 명목 순이자마진(NIM)은 2.57%로 지난해 상반기(2.47%) 대비 개선됐다. 

2분기 연체율은 1.20%로 지난해 동기(1.27%) 대비 0.07%p 감소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98%로 지난해 2분기1.23%)와 비교해 0.25%p 하락하면 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 

상반기 고객수는 1292만명으로 지난해 상반기(1055만명)와과 비교해 22.5% 늘어났다. 8월말 기준으로는 1343만명으로 집계돼 1300만명을 넘어섰다. 

인터넷은행 3사는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통해 설립 취지 가운데 하나인 포용금융에도 앞장섰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토스뱅크가 가장 앞섰다. 토스뱅크의 2분기 평균 잔액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비중은 35%로 2024년 새 기준 도입 이후 6개 분기 연속 목표(30%)를 초과 달성했다. 신규취급액 비중은 50.2%로 지난 3개월 동안 취급한 신용대출의 절반 이상을 중저신용자 포용에 앞장서며 목표치(30%)를 큰 폭으로 초과했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2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 비중은 33.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같은 분기 신규 취급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 비중은 49.4%로 목표치(30%)를 크게 상회했다.

케이뱅크의 올해 2분기 누적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평균 잔액 비중은 34.4%이며 신규 취급액 기준 비중은 38.2%를 기록했다. 

재무실적과 함께 포용금융도 확대하며 따뜻한 상반기를 보낸 인터넷은행이지만, 하반기에는 정부의 가계대출 제한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시중은행이 총여신에서 가계와 기업대출 비중을 약 5:5인 반면, 인터넷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은 90%에 달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현행법상 대기업 대출이 불가하고 기업대출은 개인사업자 대출만 취급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가계대출 비중을 보면, 카카오뱅크 96%, 케이뱅크 93%, 토스뱅크 90% 수준이다.  

이에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은행 대출자산 대부분은 가계대출로 구성돼 가계대출 제한은 전체 성장 여력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며, "높은 자산 성장을 지향하는 인터넷은행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 대출 확대와 플랫폼과 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 이익 증대, 스테이블코인 등 신규 시장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 여부가 성장의 핵심 관건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에 인터넷은행 3사는 기업대출과 비이자부문 경쟁력 제고를 통해 사업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카카오뱅크는 지난 7월에 최대한도 1억원이었던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의 한도를 최대 3억원까지 확대했다. 1억원 초과 대출은 주로 전문직종 개인사업자 및 우량사업자를 대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하반기 중에는 '개인사업자 비대면 담보대출'을 출시하는 것을 비롯해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라인업을 강화해 시장 커버리지를 지속 넓혀나갈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세금 통합 관리’·‘정부 지원금 찾기’ 등을 통해 사업자 전용 플랫폼으로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사업도 순항중이다. 동남아시아 최대 슈퍼앱이자 IT플랫폼인 ‘그랩’과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지분 투자를 단행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는 차별화된 상품 및 서비스를 기반으로 30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아이디어가 담긴 슈퍼뱅크의 신규 서비스도 인도네시아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더불어, 카카오뱅크는 태국 금융지주사 SCBX(SCB X Public Company Limited)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태국 '가상은행' 인가를 획득했다. 태국판 인터넷전문은행인 ‘가상은행’은 오프라인 지점 없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며, 카카오뱅크 참여 컨소시엄은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하반기 대고객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인터넷은행 최초로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 상품인 100% 비대면 ‘사장님 부동산 담보대출’을 출시한데 이어 올해는 ‘사장님 부동산 담보대출’ 후순위 대환상품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케이뱅크는 △신용보증 재단 보증서 기반의 '사장님 보증서대출'△신용 기반의 '사장님 신용대출' △담보 기반의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 등 인터넷은행 중 유일하게 신용∙보증∙담보 등 모든 개인사업자 대출 라인업을 갖췄다. 

향후에는 개인사업자 대상 담보 물건지를 현재의 아파트에서 연립·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 등으로 확대해 부동산담보대출 상품의 선택권을 넓힐 예정이며 중소기업 대상 100% 비대면 법인대출 상품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법제화가 진행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4월에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송금 실증 사업인 팍스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6월에는오픈블록체인·DID협회(OBDIA)에 가입해 스테이블코인 분과에 합류했다. 이어서 지난달 1일에는 스테이블코인 ‘K-STABLE’의 도입을 준비하며 관련 상표권 12건을 출원했다. 최근에는 최근 사내 전담조직인 ‘디지털자산TF’도 신설해 관련 연구 및 사업 모델에 매진하고 있다.

토스뱅크도 신사업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펀드판매 사업는 초읽기에 들어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토스뱅크의 '집합투자증권 관련 투자매매업·투자중개업'에 대한 예비인가 안건을 의결했다. 통상적으로 본인가는 6개월 이내에 마무리된다. 토스뱅크는 빠르면 올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펀드판매 사업을 시작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전체 고객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40대 이상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장년 및 시니어 고객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자산관리·헬스케어·라이프케어 결합형 금융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스테이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원화, 미국 달러 관련 상표를 잇따라 출원했다. 

이와 함께 4분기 중에는 소상공인진흥공단과 제휴를 통해 ‘소상공인 정책자금 대리대출’을 출시할 예정이다. 

인터넷은행 한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제한으로 인터넷은행의 성장에 제동이 걸린다는 이야기 많다"면서 "어려움이 없진 않겠지만 개인사업자와 비이자부문 포트폴리오 다변화·다각화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윤보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은 단기적으로 건전성 관리 부담 확대, 대출자산 시장점유율 확대 제한 등 성장성, 수익성 부문의 잠재리스크가 산재해 있어 향후 체질개선이 필요한 상횡이다"면서 "사업자대출 확대 외에도 현 규제상 제공 가능한 가계대출 확대를 통한 자산성장,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통한 수익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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