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지방은행, 생산적 금융 확대에 '맞손'
|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 '이자장사'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은행권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 금융' 코드 맞추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는 생산적 금융 간담회를 열고 계열사별 생산적 금융 확대를 주문하는가 하면, 시중은행은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다. 또한 퇴직한 베테랑 금융맨을 재 채용해 중장년 일자리 창출을 통한 생산적 금융지원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지방은행들은 기술보증기금과 함께 지역 전략산업 지원을 통해 생산적 금융 실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이재명 정부의 금융 정책 기조에 발맞춰 '생산적 금융' 확대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역대급 이자수익을 올리고 있는 은행권에 대해 “금융기관도 건전하게 성장·발전해야 한다”며,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쉬운 이자 놀이나 이자 수익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하며 생산적 금융 확대를 주문한 바 있다.
금융당국도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이억원 후보자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 서민·소상공인·금융 약자를 위한 포용금융 강화, 건전한 자본시장 발전과 활성화와 같은 새 정부 금융 국정과제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은행·저축은행·금융투자·보험사의 금융협회장들은 당국과의 간담회를 통해 효율적 자금배분을 통해 기업과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이것이 국민 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금융 본연의 역할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헸다. 특히 은행권은 예대마진과 부동산 중심의 영업 활동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인지하고 그동안의 영업 관행에서 탈피해 생산적 자금공급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은행권은 기존의 가계대출 중심의 이자수익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와 건전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지원 그리고 사회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포용금융을 통해 생산석 금융을 확대하고 있다.
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은 최근 '생산적 금융 활성화'라는 간담회를 열고 "생산적 금융으로 사회적 책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계열사 집행간부들과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제도·규제 개선에 따른 농협금융 추가 가용 위험가중자산(RWA·Risk Weighted Assets)을 분석하고 계열사별 생산적 금융 현황과 활성화·추진전략 등을 논의했다.
특히 소공인(상시근로자수 10인 미만 제조업체) 전용 보험 상품 공급과 중소·중견기업 매출채권 유동화 방안 등 소상공인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나누었다. NH농협금융은 소상공인 테이블오더 보급을 통해 매출액과 내방고객 행태정보 분석을 통한 데이터를 축적해 대안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고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대해 은행·증권의 자금지원을 통해 신용등급 상향을 유도하는 점프업 프로젝트(Jump-up Project) 상품 등을 사업화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NH농협금융은 농업·농촌 지원이라는 본연의 역할뿐만 아니라, 농협만의 특색을 갖춘 생산적 금융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계열사별 강점을 살려 미래 첨단산업·벤처기업·소상공인 지원을 한층 강화하고 나아가 국가 경제성장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상 금융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기술보증기금과 업무협약을 맺고 충청권 기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지원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10억원을 특별출연해 2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육성자금을 공급하고 기술보증기금의 보증비율 우대(100%) 혜택이 적용된 보증서와 보증료 감면(0.2%p)을 통해 중소기업의 유동성 부족 해소와 금융 비용 경감에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하나은행은 지난 6월 대내외 불확실한 경제 여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해 총 11조3000억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 신속한 자금 공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한 경기 악화로 매출 하락 등의 어려움이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경감을 위해 '중소법인 금융비용 경감 특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대출 만기연장 시 산정금리가 5.0%를 초과하는 경우, 최대 2%p(감면 후 적용금리는 최저 5.0%까지 가능)의 금리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KB중소기업 동반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지원은 물론 생산적 금융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KB중소기업 동반성장 프로젝트’는 △KB중소기업 맞춤형 특화상품 리뉴얼 및 금리우대 지원 △국가 주력산업 금융지원을 위한 특별 출연 및 전용보증서 발급 △신산업 자금 지원과 새로운 성장 엔진 발굴을 위한 기술금융 우대 등 총 3개 부문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금융권 퇴직 직원들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기업영업을 전담하는 ‘강북BIZ어드바이저센터’를 신설했다. ‘강북BIZ어드바이저센터’는 우리은행뿐만 아니라 시중은행·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타 금융기관에서 다년간 기업금융 관련 경험을 쌓은 인력들로 구성됐다.
'BIZ어드바이저센터'는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역량을 바탕으로 타 금융기관 출신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더해 △예금 △대출 △외환 △파생상품 △퇴직연금 등 중소·중견기업 고객을 위한 차별화된 금융 컨설팅과 종합 여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퇴직 인력 활용 모델을 구축해 △금융 노하우 활용 △중장년층 일자리 창출 △중소·중견기업 생산적 금융지원 등 사회적 가치 실현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주요 지방은행들 역시 '생산적 금융' 확대에 손을 잡았다.
BNK부산·경남은행·iM뱅크·광주은행·전북은행·제주은행 등은 기술보증기금과 생산적 금융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해 국가 미래 성장동력인 지역전략산업에 보증·대출을 통해 총 1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을 공급하고,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대출·보증지원과 유동화증권 발행 등 기업 자금 조달 △직접투자 기업 발굴·공동투자 △컨설팅 서비스 △상호추천·정보공유와 네트워크 구축 △탄소저감·택소노미 등 녹색평가와 금융 활성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혁신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해외 진출을 지원하며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정부가 바뀌면서 은행권도 정부 코드 발맞추기에 여념이 없다"며, "은행업이 아무래도 타 산업과 비교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대부분의 은행이 하반기에는 재무적 실적못지 않게 현 정부의 기조에 맞춘 생산적·포용금융에 집중하는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