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이전 상장 요건 모두 충족
수출 성과와 신뢰도 제고 기대…공시 부담·변동성 우려도
|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 바이오 플랫폼 기업 알테오젠(대표이사 박순재)이 지분 5% 이상을 확보한 개인 주주들의 결집으로 코스닥 대장주 자리를 넘어 코스피 이전 상장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형식적 요건은 이미 충족된 상태이며, 기술 수출 기대와 함께 수익성과 제도적 안정성이 맞물려 향후 주주와 경영진 간 방향 설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Act)’에 따르면 25일 기준 알테오젠 개인 주주들이 확보한 지분은 약 6.32%로 결집액은 1조 4802억원에 달한다.
상법상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이 모이면 주주총회 소집 및 안건 제안이 가능한데 알테오젠 개인 주주들이 이 요건을 충족시킨 것이다. 이들은 주주제안을 통해 알테오젠에 코스피 이전 상장을 공식적으로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 코스피 상장 요건 충족…“30조 시총 가능”
코스닥에서 코스피로의 이전 상장이 기업가치 재평가(리레이팅)와 유동성 개선, 기관·외국인 수급 확대를 촉진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전망에 주주들의 공감대가 모이고 있다. 특히 코스피 지수 편입 가능성이 열리면 패시브 자금 유입 통로가 넓어지고, 공시·거버넌스 규율이 강화돼 기업 신뢰도 제고에도 긍정적이라는 논리다.
알테오젠은 현재 시가총액 23조 7384억원(25일 기준)으로 코스닥 1위를 기록 중이다. 2위인 에코프로비엠(12조 8413억원)과도 10조원 이상의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더 이상 피어그룹(비교 대상) 회사가 존재하지 않아 기업가치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2대 주주인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는 지난 7월 “코스피 상장을 통해 패시브 자금 유입, 공매도 방어, 밸류에이션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증권 역시 ALT-B4 특허 존속 기간(2039년)과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 성과를 감안하면, 코스피 이전 시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이 30조 원대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이전 상장에 필요한 요건을 형식적으로는 모두 갖춘 상태다. 알테오젠의 올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은 3477억원으로 기준치인 300억원을 크게 웃돌고 있으며 발행주식 수는 약 5389만 주로 100만 주 이상 조건을 충족한다.
일반주주 비율은 71.8%로 상장 요건인 25%를 훌쩍 넘었고, 최근 3년 평균 매출액도 761억 원으로 기준인 700억원 이상이다. 지난해 매출은 1029억원으로 추가 요건까지 충족했으며, 최근 3년간 감사의견도 모두 ‘적정’ 판정을 받았다.
소액주주들의 결집과 더불어 시장에서는 “이제 남은 것은 경영진의 의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액트 측 역시 지난 2021년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 사례를 꼽으며 주주들의 행보에 동참하고 있다.
◆ 기술 매출 비중 80%…신중론 대두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 상장에 대한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통상적으로 코스피 시장은 제조업 중심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요구하는데 바이오 기업의 경우 기술 트렌드 변화나 임상 성과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또한 코스피 상장은 공시·내부통제 부담이 한층 강화되며 연구개발 중심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맥주사(IV) 제형 약물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꾸는 플랫폼 기술 ALT-B4을 기반으로 하는 알테오젠이 굳이 코스피 이전 상장을 택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는 ALT-B4로만 누적 9조원대 기술 수출을 이뤄냈으며 올 상반기 기준 기술용역 수익이 전체 80%에 이른다.
김현욱 현앤파트너스코리아 대표는 “지금은 알테오젠의 기술이 시장 흐름과 맞물려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트렌드는 계속 바뀌는 법”이라며 “언제까지 똑같은 비즈니스가 잘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코스피 보다 코스닥 시장에 남아 있는 것이 낫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영진이 아닌 일부 개인 주주들이 시장의 성격을 무시하고 기업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바꾸려 하는 거 같다”며 “바이오시밀러라는 안정적인 제조 기반이 있는 셀트리온의 사례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코스피 이전 상장을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회사는 오는 10월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서 코스피 이전 상장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주 기자 ed30109@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