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울산)=류정호 기자 | 신태용 감독이 프로축구 K리그1(1부) 울산 HD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울산은 9일 오후 7시 30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5라운드 제주 SK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울산은 승점 32로 6위(승점 34)에 올라섰고, 이전까지 이어지던 리그 7경기(3무 4패)를 포함한 공식전 11경기 연속 무승 부진에서 탈출했다. 반면 제주는 2연패에 빠지며 9위(승점 29)에 머물렀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 나선 신태용 감독은 “13년 만에 돌아온 경기서 승리하게 돼 기쁘다. 또한 골키퍼 조현우가 김용대 골키퍼 코치의 기록을 넘겼다. 승리의 일등 공신으로 본다. 또한 많은 팬이 찾아주신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조현우는 이번 경기서 클린 시트를 기록, K리그1 100클린시트를 달성했다. 범위를 넓혀 K리그 통산으로는 통산 405경기에 출전해 450실점 134클린시트를 달성했다. 이로써 조현우는 역대 클린시트 순위에서 134개로 김용대(현재 울산 GK 코치, 133개)를 제치고 단독 5위에 랭크됐다. K리그1만 놓고 보면 100개로 역대 7위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경기서 ‘역발 윙백’을 내세웠다. 왼발잡이 조현택이 오른쪽, 오른발잡이 최석이 왼쪽으로 나섰다. 신태용 감독은 “3일 전에 이 전술을 설명하니 선수들이 어색해했다. 지금도 적응을 못 한 것 같고,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두 선수가 이번 전술에 이해력이 떨어졌지만, 순차적으로 적응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윙백의 움직임이 단조로웠던 점이다. 제 축구는 포메이션이 정해지지 않은 축구다. 하지만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부담감이 있던 것 같다”면서도 “좋았던 점으로는 공을 뺏어 곧바로 역습으로 진행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반전 중원 싸움에서 근소하게 우위를 점한 울산은 전반 29분 고승범의 스틸로 역습 기회를 만들었다. 윤재석이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제주 골키퍼 김동준의 선방에 막혔고, 이어 문전으로 쇄도하던 말컹의 오른발 슈팅도 김동준이 다시 쳐냈다. 이에 신태용 감독은 “말컹은 당연히 득점 욕심이 있었을 것이다. 모든 득점이 들어간다면 우리 위치는 더욱 높았을 것”이라며 “기복이 있을 수 있다. 오늘은 몸이 무거워 보였다. 앞으로 전방에서 더 많이 뛰어준다면 좋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태용 감독은 13년 만의 K리그 복귀전에서 느낀 변화를 언급했다. 그는 “제가 울산에 오면 당연히 이슈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웃은 뒤 “오늘 분위기는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다. 1만 명이 넘는 팬들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목청껏 응원해 주셨다”며 “앞으로 이런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 2만 명, 3만 명, 4만 명까지 관중이 들어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승부는 후반 27분 갈렸다. 루빅손이 상대 페널티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강상우에게 공을 내줬고, 강상우는 지체 없이 크로스를 올렸다. 공은 수비를 맞고 루빅손 앞에 떨어졌고, 루빅손의 오른발 슈팅은 김동준 골키퍼가 막아냈지만 이미 골라인을 넘어섰다. 당초 주심은 에릭의 오프사이드를 선언했으나, VAR 판독 결과 에릭이 공을 건드리기 전 루빅손의 슈팅이 먼저 골라인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김학범 제주 감독은 강하게 항의하다가 경고를 받았다.
신태용 감독은 “처음에는 오프사이드인 줄 알았다. 하지만 VAR을 많이 경험해 봤고, 판독이 길어졌다. 경험상 득점으로 인정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반면 김학범 제주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김학범 감독은 “궂은 날씨에도 먼 길을 찾아주신 팬들께 죄송하다”며 입을 뗐다. 이어 “실점한 이후 수비 라인을 올려 득점을 노렸지만 아쉽게 실패했다”고 짧게 기자회견을 마쳤다.
류정호 기자 ryutilit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