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상반기 거래 8.5조·실수요 비중 49%…대형 오피스 집중 심화
여의도·강남·도심권역 임차 수요 회복…중소형 자산은 공실 리스크
프라임오피스 권역별 월임관리비 및 공실률./세빌스코리아
프라임오피스 권역별 월임관리비 및 공실률./세빌스코리아

| 한스경제=한나연 기자 | 서울 오피스 시장이 반등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상반기 거래 규모가 이미 작년 연간의 70% 수준을 넘어서면서 시장 신뢰 회복을 확인했고, 임차 수요도 핵심 권역 중심으로 회복되며 임대료가 뚜렷하게 상승했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우량 자산에 수요가 집중되는 반면, 중소형 노후 자산은 공실 누적과 임대료 하락에 직면하는 양극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10일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오피스 거래 규모는 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누적 거래 규모는 8조5000억원에 달해 지난해 연간 거래 규모(11조7000억원)의 73%에 도달했다. 거래 회복세는 주로 5000억원 이상의 대형 거래에서 비롯됐다. CJ올리브영의 서울역 인근 KDB생명타워 매입, 빗썸의 강남N타워 인수, 8971억원에 거래된 SI타워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실수요자 및 전략적 투자자(SI)의 비중이 두드러졌다. 세빌스코리아는 상반기 오피스 매입 중 49%가 실수요 및 전략적 투자자 목적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3년 평균(26%)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기업이 자산 포트폴리오를 직접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는 평가다.

임차 시장도 회복세가 뚜렷하다. 2분기 서울 프라임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4.0%로, 전 분기 대비 0.6%포인트(p) 상승했으나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이다. 권역별로는 ▲여의도권역(YBD) 4.3% ▲도심권역(CBD) 4.0% ▲강남권역(GBD) 2.3% 순으로 집계됐다.

임대료 상승세도 이어졌다. 2분기 YBD 임대료 상승률이 4.9%로 가장 두드러졌고, CBD 2.8%, GBD 2.7%의 상승률을 보였다. 금융업 기반 수요가 집중된 여의도권역은 안정적인 임차 수요와 프라임 오피스로의 이동이 맞물리며 질적 회복세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업용 종합서비스 기업 알스퀘어 역시 서울 핵심 권역에서 나타난 대형 오피스 중심의 임차 수요 회복이 시장 전반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바라봤다. 강남권역은 IT·테크·게임 업종을 중심으로 대형 오피스 수요가 꾸준히 이어졌으며, 특히 외국계 IT기업, 빅테크, 고성장 중견기업의 확장 이전이 활발해 초대형 오피스 공실이 빠르게 해소됐다.

2025년 2분기 서울 오피스 시장의 권역별 신규공급, 공실률, NOC, 거래규모 그래프./알스퀘어
2025년 2분기 서울 오피스 시장의 권역별 신규공급, 공실률, NOC, 거래규모 그래프./알스퀘어

반면 중소형 자산은 공실 누적과 임대료 하락이 동시에 발생하며 구조적 부담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CBD 역시 우량 자산 중심으로 신규 임차가 꾸준했지만 중소형 노후 건물은 재건축·이전으로 공실이 증가하는 이중 구조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복세가 단순한 거래량 증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본다. 진원창 알스퀘어 빅데이터실장은 "2025년 서울 오피스 시장의 회복은 시장에 대한 신뢰 회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매입 주체 다변화와 자산 선별 집중은 오히려 시장 체력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평가했다.

하반기 전망은 '차별화'다. 알스퀘어 보고서는 중소형 자산이 공실과 임대료 하락에서 벗어나려면 자산 업그레이드, 피트아웃 전략, 공유오피스 전환, 리브랜딩 등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 실장은 "능동적 대응이 없다면 공실 장기화와 가치 하락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며 "결국 자산 소유자의 전략 역량이 수익성과 공실률을 가르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오피스 시장은 핵심 권역 중심의 질적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거래와 임차 수요 모두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노후 중소형 오피스의 구조적 부담 해소 여부가 하반기 시장 안정성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한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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