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스퀘어, 상반기 물류센터 마켓리포트 '코드 레드'서 지적
| 한스경제=한나연 기자 | 과공급 지적이 일었던 수도권 물류센터 부동산시장이 최근 단순한 경기 조정기가 아닌 구조적 전환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기업 알스퀘어 빅데이터실이 발간한 올 상반기 물류센터 마켓리포트 '코드 레드(Code Red)'에 따르면 수도권 물류센터 시장이 공급, 임대, 투자 모든 측면에서 구조적 전환기 신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수도권 물류센터 신규 공급량은 약 16만평 규모로, 전기 대비 74%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며, 2023년 상반기 대비로는 10분의 1 수준이다. 공급 감소의 배경으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조달 어려움 ▲공사비 상승 ▲수요 불확실성 증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권역별로는 동남권, 서부권, 서북권의 공급량이 특히 급감했다. 서북권은 전기 대비 90% 이상 줄었고, 중앙권은 3개 반기 연속 공급이 전무한 상황이다. 이는 수도권 외곽 지역조차 공급 타이밍을 조절하거나 개발을 유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임대 시장은 상온과 저온 자산 모두에서 뚜렷한 양극화 구조가 드러났다. 알스퀘어의 상업용 부동산 분석 플랫폼 RA에 따르면 상온 물류센터의 평균 공실률은 15%대를 유지하며 전기 대비 소폭 개선됐으나, 전반적으로는 보합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선임차 성공 사례로는 무신사와 크린랩, CJ대한통운, 한익스프레스 등이 준공 이전 계약을 체결한 경우들이 있다. 이들 자산은 입주와 동시에 전면 임대가 완료돼 시장 내 우량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여주 등 일부 지역의 대형 자산은 준공 시점부터 전면 공실 상태로 시장에 등장했고, 기존 임차인의 이탈까지 겹치며 전체 공실률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저온 물류센터는 상온에 비해 공실률 하락이 더 뚜렷했다. 전기 대비 2.3%포인트 하락한 22% 중반대를 기록했으며, 이는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실사용 기반 선임차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특히 CJ대한통운, OB맥주, 한익스프레스 등의 저온 선임차 사례가 집중되면서 평균 공실률 개선을 견인했다.
결과적으로 수요가 확보된 자산은 준공 전 계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반면, 그렇지 못한 자산은 수요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자산별 격차가 뚜렷하게 벌어지는 양상이다.
투자 시장은 제한적 유동성 속에서도 주요 자산 중심의 거래가 이뤄졌다. 청라와 시화, 인천, 이천 등지에서 다수의 중대형 자산 거래가 성사됐으며, 대부분은 기존 앵커 임차인을 보유하거나 냉장 설비를 갖춘 자산이었다.
빅데이터실은 "투자시장에서도 안정적 임차인이 확보된 자산에 대한 선호와 온라인 유통 기반 기업의 CAPEX 전략이 거래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과거의 면적 중심 대량 매입 트렌드에서 벗어나, 운영 효율성과 가시적 수익성이 확보된 자산만이 거래 대상이 되는 '선택과 집중'의 국면이 구조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향후 수도권 물류센터 시장이 '정체된 공급'과 '선별적 수요 집중'이라는 구조 아래에서 작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공급 측면에서 인허가 및 착공 단계의 파이프라인이 이미 축소된 상황이어서 중단기적 신규 공급 확대가 어려운 여건으로, 선(先)임차가 확보된 자산, 검증된 운영사가 입주한 자산, 운영 리스크가 낮은 자산 등의 희소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 측에서는 온라인 커머스와 풀필먼트 산업의 지속 성장과 함께 운영 효율성 중심의 자산 선호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진원창 알스퀘어 빅데이터실장은 "물류센터 시장도 이제는 '전면 임대 vs 부분 공실', '안정적 운영 vs 리스크 자산'이라는 구도로 나뉘고 있다"며 "공급 감소 시기에 들어선 만큼 자산별 차별화 요소가 시장 가치의 결정적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연 기자 nayeo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