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호재 민감한 제약바이오
기업가치 넘어선 주가 상승폭
"실적과 가치 등 고려 필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하반기에는 실적 위주로 평가 받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이미지 투데이 제공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하반기에는 실적 위주로 평가 받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이미지 투데이 제공

|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이전 소식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상반기 주가가 이슈에 민감한 영향을 받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반면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우선적으로 판단될 뿐만 아니라 실제 가치에 대한 고려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주가 추이는 실적보다는 연구개발(R&D) 모멘텀, 기술수출 기대감, 미국 인허가 이슈 등이 있는 종목들이 강세를 보였다.

JP모건 헬스 컨퍼런스를 필두로 미국 암연구학회(AACR),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미국 당뇨병학회(ADA), 바이오USA 등 굵직한 학회들이 몰린 올해 상반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역대 최대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 규모를 기록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상반기 기술이전 계약 규모는 87억 6000만 달러(약 12조 195억원)에 달한다. 

올릭스가 일라이 릴리와 지난 2월 약 1조원대의 MASH 치료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대웅제약 등이 잇달아 대규모 계약을 성사시킨 결과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대형 학회에 참여해 자사 파이프라인의 임상 데이터를 발표하며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수출 이전에 대해 논의한다. 긍정적 임상 결과가 발표되면 기술이전 계약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개별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대폭 반영되는 과정이 반복된다.

실제 계약 이전이 이뤄진 것이 아닌, 파트너사 투자 이슈에도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구글 지주사 알파벳이 신약개발 기업 멧세라에 약 2000억원을 투자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멧세라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디앤디파마텍의 주가는 지난 15일 기준 전일 대비 1만9800원이 상승한 14만4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멧세라는 디앤디파마텍으로부터 경구용 펩타이드 파이프라인을 도입해 개발하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텍은 규제가 잠시 눌러도 금리 인하 기대감과 기술이전 등에 빠르게 반등하며 밸류에이션을 넘어선 상승이 반복되고 있다"며 "재건축을 기대하는 강남아파트의 심리처럼 언젠가 기술이전 될 것이라는 기대가 가격을 지탱하며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예상하던 호재라도 발생 시 재차 반영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어 향후 단순 이벤트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하반기에 들어서는 7월과 8월에는 대형 학회가 없다. 기술수출 등에 대한 기대감이 하락하는 대신 기업들이 실적 위주로 판단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통상 제약바이오 기업의 실적은 업체별로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계절성이 있어 상반기보다 하반기 실적이 좋은 경향이 있다. 

대웅제약, 에스티팜, SK바이오팜 등은 모두 3분기 이후부터 제품 수출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동아에스티는 3분기부터 미국에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를 판매할 예정이다.

이달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실적관련주의 주가 상승세가 전망된다"며 "미국의 관세, 환율하락, 금리인하 등 여러가지 변수가 있지만 이는 대부분 실적관련주들의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판단돼 하반기에는 주가가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업과 기업이 보유한 파이프라인의 실제 가치에 대한 평가 작업도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허 연구원은 "시총 상위주 상승에 대한 피로도 역시 누적되고 있고, 금리 상승 우려와 약가인하 등 대외 환경 불확실성은 해소되고 있지 않았다"며 "기술이전 모멘텀이 소진되거나 바이오텍의 제품 매출이 발생하면 밸류에이션 계산의 시기 역시 도래할 수 있어 향후 모멘텀 접근뿐만 아니라 밸류에이션에 대한 진지한 고찰도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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