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주가조작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상법 개정 재추진 등 제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유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며 개인투자자 표심 공략에 나선 가운데 현실화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 후보는 21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간담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에 대한 의지를 내비췄다. 그는 "'국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황당한 유머까지 생겨났다"며 "외국인 투자자들도 한국 시장에 대한 불신이 심각해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오늘 대한민국 주가지수는 2,500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는데 이게 4,000~5,000선을 넘어선다면 국민의 자산은 물론 기업의 가치, 국가의 국부도 함께 성장할 것"이라며 "그 길은 반드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후보는 간담회 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 공약을 공개했다. 주가조작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상법 개정 재추진, 자사주 소각 의무화, '쪼개기 상장' 시 일반주주 보호장치 강화 등 방안을 제시했다. 또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 보완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특히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재추진해 해외 자금 유입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코스피 5,000 시대'는 지난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이미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이 전 대통령 임기 말 코스피 지수는 2,000대를 가까스로 상회했다.

그러나 앞선 사례에도 이재명 후보 공약은 '지배구조 투명성', '시장 질서 확립', '민간·외국인 투자환경 개선'이라는 3대 개혁 축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상대적으로 실현 가능성과 시장 설득력이 높다는 평가다.

현재 시장에서 이 후보의 증시 활성화 공약에 대해 긍정적 반응이긴 하지만 이미 미국 등 선진 시장으로 눈을 돌린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으로 다시 돌아오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최근 미국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기존 미국 주식 투자자가 국내 주식이 아닌 미국 채권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채권 외화증권 보관금액이 사상 처음으로 150억 달러를 넘겼다.

여기에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 주가부양책 만으로는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기에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트럼프 관세전쟁의 후폭풍으로 국제 통상질서와 산업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지금 근본적으로는 국내 산업구조의 개편과 질적 도약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곧바로 이어진다.  

다만 ‘코스피 5000 시대’의 원조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공약이 결과적으로 선언적 수사에 그친데 반해 이번 이 후보 공약은 대한민국 국가신용 하방 요인으로 '코리아 리스크'를 지목하고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점에서 시장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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