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트럼프 대통령, 약가 인하 행정명령에 사인
FDA, 약가 인하 정책 일환으로 동물 실험 축소 발표
"AI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 보유한 K-기업에 기회 있을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의 높은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약가 인하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AI(인공지능) 신약개발 플랫폼 사용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기업에도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번 더 미국인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한 약가인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은 미국 보건복지부(HHS)와 관련부처로 하여금 자국 환자들의 의약품 가격을 대폭 인하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핵심은 공보험인 메디케어·메디케이드를 활용한 약가 인하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 처방약을 유통하는 기업들의 경쟁 촉진으로 나뉜다.

구체적으로는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의 사용을 활성화하고 PBM과 중개자에게 지불하는 수수료 등을 공개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처방약 가치사슬 개혁 등을 통해 브랜드 의약품보다 80% 저렴한 가격으로 의약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국민 1인당 부담하는 의료비 지출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문제는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점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3년 미국의 총 의료비는 전년 대비 13.8% 증가한 4조 8324억달러(약 6857조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지출한 총 의료비는 전년 대비 3.7% 증가한 5조 136억달러(약 7117조원)으로 추정된다.

국민 1인당 의료비의 경우 2023년 1만4213.1달러(약 2018만원)에서 연평균 5.4%씩 증가해 2033년에는 2만4119.5달러(약 3425만원)규모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기 행정부 시절부터 약가 인하를 통한 의료비 지출 감소를 주요 안건으로 다루고 있다.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PBM 주도의 의약품 유통 환경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앞으로도 약가 인하를 위한 정책을 계속해서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최근 단클론 항체와 기타 약물에 대해 동물 실험 요건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대신 독성과 세포주에 대한 AI 기반 계산 모델, 실험실 환경에서의 오가노이드 독성 테스트 등의 다양한 접근 방식을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R&D) 비용 절감은 물론 의약품 가격 역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틴 마커리 FDA 국장은 "제약회사들은 너무 오랫동안 국제적으로 광범위하게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는 약물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동물실험을 수행해 왔다"며 "AI 기반 컴퓨터 모델링, 인간 장기 모델 기반 실험실 테스트와 실제 인간 데이터를 활용해 환자에게 더 빠르고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동시에 R&D 비용과 의약품 가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약가 인하 정책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바이오시밀러와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활용이 지목되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 역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존 바이오시밀러 강자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동아에스티 외에도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개발 중인 신테카바이오, 온코크로스, 파로스아이바이오, 3D 오가노이드 기술을 보유한 티앤알바이오팹 등이 주목받고 있다.

정이수 IBM투자은행 연구원은 "FDA의 이번 조치로 국내 신약개발 기업들도 전임상 단계에서 AI와 대체 실험 기술 도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AI 신약개발 플랫폼과 동물 실험 대체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에게 구조적 성장 기회로 작용한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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