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 한도 상향...1200억원 정부 출연금 확대
'중형 조선사 수주 가이드라인' 상반기 중 마련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그동안 선박 수주 계약에 필요한 선수금 환급보증(RG·Refund Guarantee) 발급에 일정 부분 제약이 있었던 국내 중형 조선사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정부가 시중은행 단독으로 RG 발급이 어려운 중형 조선사를 대상으로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잔여 한도 내에서 RG 발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9일 관계 부처 합동으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선 RG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무역보험공사의 특례보증 잔여 한도 6000억원 중 4245억원은 이미 발급됐고 1755억원이 남아 있다. 정부는 무보의 이 같은 잔여 한도 내에서 상반기 중 RG 발급을 신속 지원할 방침이다.
최근 선박 신조 발주 수요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보증 한도를 상향할 수 있도록 현재 1200억원 규모인 정부 출연금도 대폭 확대한다.
현재 중형 조선사에 RG를 발급하지 않는 수출입은행과 시중은행 등도 신규 발급을 적극 추진한다.
그동안 중형 조선사에 대해서는 산업은행만 RG를 발급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RG 수요가 급증하면서 산업은행의 RG 발급 한도(13억7000만달러)가 소진돼 기업은행 및 8개 시중은행도 1척씩 추가 발급을 하고 있다.
아울러 RG를 이미 발급 중인 산업은행 및 시중은행도 최근 개선된 일부 중형 조선소의 재무 상황을 바탕으로 발급 규모를 확대할 수 있도록 협의했다.
이 같은 대책은 최근 선박 발주가 호조세로 접어든 상황에서 과거 재무 실적을 기준으로 한 심사 구조 탓에 RG 발급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 점이 중형 조선사의 애로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는 현실에서 나왔다.
실제 최근 발주 증가로 중형 조선사의 재무 구조가 개선되고 있음에도 기존의 심사 체계로 인해 RG 발급이 지연되면 수주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여기 저기서 나왔다.
이에 정부는 유망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향후 재무 구조 개선이 예상되는 경우 '미래 가치'를 기반으로 보다 유연하게 RG 발급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프로젝트의 사업성, 유동성 확보 계획 및 선수금 관리 방안 등을 포함한 '중형 조선사 수주 가이드라인'도 상반기 내 마련할 계획이다.
수주 가이드라인을 준수한 중형 조선사가 향후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금융감독원 검사 및 부처별 감사 시 면책을 지원키로 했다.
이와 함께 조선사의 무리한 수주, 방만한 자금 운영 등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 기반도 함께 강화할 방침이다.
발주 선사로부터 받은 선수금 전액을 에스크로(결제 대금 예치) 방식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해 안정적인 프로젝트 자금을 확보하고 재무 여건상 RG 발급이 곤란한 회사에 대해서는 신용 여건을 고려해 적정 수준의 보험료를 산정하는 방안이다.
임준혁 기자 atm1405@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