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의대생 휴학 이용당하고 있어"
의료계, 내부 비판 거세
"2025학년도 특례 없어, 오는 28일까지 복귀해야"
서울시내 한 의과대학 전경./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의과대학 전경./연합뉴스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경북대 의대와 고려대 의대가 오는 21일까지 복학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제적 처리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주 내 대규모 제적·유급 사태 발생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의대생 복귀를 두고 남탓을 하며 설왕설래를 벌이고 있다.

18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생 복귀 마감 시한이 이달 말로 정해지며 건국대 의대 일부 대학생들이 '수업에 복귀하는 자는 동료가 아니다'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휴학 단일대오를 요구하는 입장문 내용에 교육부는 수업 복귀 방해 행위로 보고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복귀 마감 시한이 정해졌음에도 의대생들의 휴학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며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이러다 정말 제적 처리되는 것 아니냐'며 동요하고 있다.

의대생 학부모가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의대 정원 증원 반대를 위한 휴학까지는 이해했는데 요새는 의대생들이 '필수의료 패키지 백지화'까지 주장하고 있다. 이게 의대생이 휴학하며 주장할 내용이 맞나", "전공의와 교수, 대한의사협회(의협)까지 의료개혁 저지를 위해 의대생 휴학을 이용하고 있다", "복귀는 자율 판단이라면서 정작 의대생들이 복귀할 수 있는 제안을 하는 곳이 아무도 없다. 의사 면허가 없는 의대생의 피해만 날로 커지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전공의 대표는 각 의대 총장들이 의대생 복귀 시한을 정하고 돌아오라 설득하는 것을 비판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겸 의협 부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학장의 강약약강"이라며 "잘못을 저지른 윤석열 대통령에겐 찍소리도 못 내면서 학생들에게는 제적시키겠다 협박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어 "이제 와서 덮어두고 돌아오라고만 하면 문제가 해결되나 의문"이라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했다.

또한 이제는 결단을 내리고 돌아오라는 일부 서울대의대 교수들의 입장문에는 "교수라 불릴 자격도 없는 분들이 교수의 본분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성없이 당당하게 이야기하니 당혹스럽다"고 비판하며 "전공의 교육 실태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교수 평가제 도입을 제안한다"고 요구했다.

의협은 의대생 복귀 관련 의견 제시는 없이 정부의 사과와 교육 방안 제시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의협은 입장문을 통해 "정부는 의대 정원을 두고 말장난을 하고 있다"며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선 정부의 대승적 결단과 진솔한 사과를 한 후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길 바란다"고 했다.

의료계 교수와 원로는 의대생 복귀가 강압적이라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의대 총장과 정부 등을 전방위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의대학장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일부 의과대학들이 의대생 제적을 운운하며 복귀할 것을 강조하는 것은 교육자로서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며 "의대학장과 총장은 더 신중하고 진지한 자세로 당사자인 학생들의 목소리를 잘 듣고 뜻을 헤아려 달라"고 촉구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성명서를 통해 "숫자(정원 3058명)마저 학생들의 복귀를 조건으로 삼아 각종 불이익과 시한적 압박을 가하는 정부의 태도는 놀랍다"며 "무리한 정책 추진으로 막대한 사회적 혼란을 초래한 정책 입안자들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와 책임 규명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대생이 현재의 엄중한 상황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고 본다"며 "학생들이 신중한 논의를 바탕으로 자율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고, 민주적 의사결정 원칙에 따라 반목과 분열없이 의료를 이끌어갈 미래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의료계 모두가 의대생에 '자율 판단'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복귀 시한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연세대학교 의대는 오는 24일까지, 서울대학교 의대는 오는 27일까지를 마감일로 정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의대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에서도 수업 일수 등을 이유로 오는 28일까지는 돌아와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그 시점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며 "2024학년도와 달리 2025학년도에는 특례가 없고 학칙에 따라 처리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꼭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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