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호영 기자] 티웨이항공 매각 과정에서 소외 당한 소액주주들이 급락한 주가, 손실로 인한 자구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들 티웨이항공 소액주주연대는 금융감독원 탄원서와 공정거래위원회 탄원서 접수에 나서오고 있다. 경영진 검찰 고발까지 불사하고 있다. 힘이 닿는 한 민사 대응 등도 나설 방침이다.
티웨이항공이 주주들에게 경영권을 방어하고 주주와 적극 소통하겠다며 공언한 지 약 일주일 가량이 지난 시점인 지난달(2월) 18일 티웨이항공은 최대주주의 최대주주인 예림당이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공시하면서 주가는 폭락하고 소액주주들은 공황(패닉) 상태가 됐다.
이보다 앞서 티웨이항공 최대주주 티웨이홀딩스(28.02%)와 2대주주(26.77%) 대명소노그룹(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은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직접적인 계기는 올 1월20일 2대주주인 대명소노그룹이 적대적 인수합병(M&A)를 선언하면서다. 이러면서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에 경영개선을 요구했는데, 경영개선 요구서를 통해 항공안전을 이유로 유상증자 등도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7일 박종진 티웨이항공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소액주주들은 급작스런 매각 소식으로 충격을 받은 상태다. 급락한 주가로 대규모 손절을 해야 했고 큰 손해를 입었다. 현재는 대명소노그룹의 유상증자 가능성 등으로 많이 불안해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저희 소액주주들은 매각 공시 전인 2월10일경 티웨이항공 주주서한까지 받았다. 이처럼 사측에서 경영권을 방어하겠다 하고 소통을 약속한 지 며칠도 안 돼 회사가 팔렸단 것인데 당시 경영진은 이를 몰랐을 리 없다고 본다. 검찰 고소·고발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티웨이항공 최대주주는 지난해 9월 기준 지분율 28.02%의 티웨이홀딩스다. 이 티웨이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39.85%를 보유한 예림당이다. 무엇보다 이 예림당 최대주주는 지분율 41.1%의 나성훈 티웨이항공 부회장이다. 나성훈 부회장이 예림당 최대주주인 이상 티웨이항공 측이 매각을 몰랐을 리 없다는 얘기다.
당장 소액주주들은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소송도 제기할 예정이다. 계속해서 주주 명부를 요청해왔지만 대명과의 소송 등을 이유로 거부한 채 주지 않더니 매각 계약 공시 후에도 주지 않아 이달 정기 주총을 앞두고 주주들은 주주 제안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현재 인증기반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중심으로 결집한 티웨이항공 소액주주들은 1000명을 넘어선 1001명이다. 주식수론 882만3166주로 티웨이항공 지분율 약 4.1%다.
지금으로선 티웨이항공 소액주주들은 지난달 매각 결정 이후 주주 권익 침해를 호소하며 금감원·공정위 탄원서 등에 힘을 모으고 있다. 금감원 탄원 내용은 매각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목소리는 철저히 외면 당했을 뿐 아니라 예림당과 티웨이홀딩스 대주주와 티웨이항공이 거래 내용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비정상적인 주가 등락을 초래했고 이 결과 주가 조작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단 것이다.
소액주주들은 이 탄원서를 통해 "이번 사태가 자본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판단했다"며 인수 합병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와 시장 교란에 대해 금감원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공정위 탄원서도 이 같은 인수 합병 과정에서 드러난 불공정 거래 가능성과 이로 인한 티웨이항공 지배구조 문제로 소액주주 권익 침해 우려 등을 감안해 기업결합 심사 사안을 들여다봐달라며 7일 발송했다.
현재 티웨이항공 주가는 2485원으로 전날 대비 20원 가량이 오르긴 했다. 하지만 지난 2월18일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될 조짐을 보이자 2720원으로 하락한 이후 더 떨어진 상태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경영권 분쟁 가시화 직후부터 10 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지난 1월31일 4500원 고점을 찍었다가 투심은 매도세로 돌아서며 당일에 종가 3900원까지 빠졌다. 매각 협상을 공시한 2월17일 3410원이었던 주가는 이튿날인 2월18일엔 2720원까지 급락했다.
이처럼 곤두박질친 주가 부양 방법으로 소액주주들은 매각 철회와 유증 가능성 무산 등을 꼽고 있다. 자본 조달 과정에서 소액주주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유상증자만큼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본다.
티웨이항공 소액주주들은 매각 대금 중도금과 잔금 완납 여부를 주시하고 있는 상태다.
앞서 지난 2월17일 티웨이항공은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 공시를 통해 '예림당이 대명소노에 지분 팔고 나간다'는 조선비즈 단독 기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지만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매각 협상을 인정했다.
이어 2월26일엔 티웨이항공 최대주주(티웨이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예림당 외 3인(나성훈·나춘호·황정현)이 티웨이항공 최대주주 티웨이홀딩스가 보유한 기명식 보통주식 5234만3999주(46.26%)를 주당 4776원, 총 2500억원에 소노인터내셔널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예림당 등은 계약금 250억원을 현금으로 지급 받았다. 이달(3월) 10일 2000억원을 중도금으로 받는다. 잔금 250억원은 오는 31일에 받을 예정이다.
사실 주주들은 이런 주당 4776원 총액 2500억원의 티웨이홀딩스 매각 대금 관련해선 상장 주가 6배가 넘는 프리미엄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지난 2월26일 종가 기준 티웨이홀딩스 종가는 709원으로 시총 800억원 수준이어서다.
박종진 티웨이항공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티웨이항공 지분율 46.5%의 소액주주 가운데 항공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도 다수 있다고 보면 실상 주주들은 15%선, 10% 중후반대 정도"이라며 "액트 기반 주주 결집률이 7%를 넘으면 티웨이항공 주요 주주 등록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사외이사, 밸류업팀, 대표이사 직속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조직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티웨이항공은 매출 1조5368억원, 영업손실 123억원, 당기순손실 607억원 가량을 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 전환하면서 손실이 급증한 상태다.
이런 실적 악화는 유럽 노선 수익성 악화 등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유럽 노선 경우 외항사 등과의 경쟁이 심해 수익성 확보나 안정화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 실적이 줄긴 했지만 배당 등에 대해서도 박종진 대표는 "순이익이 나면 배당 계획 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도 했다.
박 대표는 "티웨이항공 부채 비율은 700% 수준이지만 아시아나처럼 1800%인 경우도 있고 보면 높은 것은 아니다. 통상 항공사 재무는 좋지 않은 편"이라며 "다만 매각이 강행 된다면 에어프레미아와의 합병 가능성이 변수"라고 봤다.
이호영 기자 eesoar@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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