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 김연경. /한국배구연맹 제공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 김연경. /한국배구연맹 제공

[수원=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최근 은퇴 투어와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1위를 향한 여정을 병행하고 있는 김연경(37)에게 부담은 없는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라고 미소 지었다. 배구 여제다운 여유였다.

김연경은 지난 13일 GS칼텍스와 홈 경기(3-1 승)가 끝난 뒤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그는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서 은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후 17일 열린 단장 간담회에서 김연경의 은퇴 투어가 논의됐다. 김연경의 소속팀인 흥국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6개 구단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김연경의 마지막 경기를 기념하는 은퇴 투어가 결정됐다.

21일 수원체육관에서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가 끝난 후에도 김연경을 위한 은퇴 행사가 진행됐다. 3808명의 만원 관중 앞에서 진행된 은퇴 행사에서는 국가대표팀에서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은 양효진(36)이 김연경에게 선수들의 사인과 함께 유니폼이 담긴 액자를 전달하며 의미를 더했다.

경기 후 만난 김연경은 수원에서 진행한 은퇴 투어에 대해 “경기 전부터 감정적이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경기하면서 ‘마지막이긴 하구나’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면서 “그래서 오히려 경기하면서 마음이 더 편했던 것 같기도 하다.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고 전했다.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 김연경(왼쪽)과 현대건설 양효진. /현대건설 제공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 김연경(왼쪽)과 현대건설 양효진. /현대건설 제공

김연경을 앞세운 흥국생명은 이날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0(25-18 25-15 25-17)으로 완파했다. 파죽의 10연승을 질주하면서 25승 5패 승점 73을 마크했다. 2위(21승 9패·승점 58) 정관장과 격차를 15점으로 벌렸다. 3위(18승 12패·승점 57) 현대건설과는 16점 차이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남은 6경기에서 승점 4만 더하면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짓고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다. 마침표를 잘 찍기 위한 부담감을 이겨내는 게 관건이다. 하지만 김연경은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2경기가 남았는데 승점 1에 따라서 순위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지금같이 여유로운 상황에서는 크게 부담 없다. 편안한 마음으로 매 경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면 남은 경기에서 에이스 김연경의 출전 시간은 확연히 줄어들 전망이다. 흥국생명은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고, 챔피언결정전 준비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김연경은 “팬분들에게 제 배구를 보여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에서 정해주는 챔피언결정전 일정에 맞춰서 움직여야 한다. 팀에서 정하는 방향대로 함께 가야 한다”면서 “1위가 결정된 후에는 제가 코트 내에서 뛰지 않을 수도 있다. 팬분들이 하루빨리 경기장으로 저를 보러 오셔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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