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융사 퇴직연금 적립액 427.1조원…은행 225.7조 '52.8%'
베이비부머 은퇴시기…은퇴소득 포함한 종합 자산관리 필요
퇴직연금시장이 은행권을 중심으로 14%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5년 이내에 약 260만명이 인출 가능 시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연합뉴스
퇴직연금시장이 은행권을 중심으로 14%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5년 이내에 약 260만명이 인출 가능 시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퇴직연금시장이 은행권을 중심으로 14%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5년 이내에 약 260만명이 퇴직연금 인출 가능 시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미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선 변화의 방향에 맞춰 사업 모델을 재정비하고, 특히 연금 인출시기에 맞춰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퇴직연금 시장은 은행권이 주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225조7684억원으로 2023년 말(198조4094억원) 대비 13.9%가 증가했다. 이는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42개 금융사의 총 적립금(427조1916억원)에 52.8% 수준이다. 

특히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5개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총 178조7906억원으로 2023년  말(155조3386억원)에 비해 무려 23조4520억원(15.1%)이 증가했다. 이는 은행권의 79.2%, 전체 금융사의 41.85%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가장 큰 적립금을 쌓았다. 지난해 신한은행의 퇴직연금 적립액 규모는 45조9153억원으로 2023년 말과 비교해 13.7%가 증가했다. 이어서 △KB국민은행(42조481억원·전년比 14.2%↑) △하나은행(40조2734억원·전년比 19.5%↑) △우리은행(27조988억원·전년比 14.5%↑)△NH농협은행(23조4550억원·전년比 13%↑) 등이 뒤를 이었다. 

은행권은 상품 라인업·인공지능(AI) 서비스·고객 접점 확대 및 도입 등을 통해 시장 입지를 다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2022년 은행권 최초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를 오픈했으며, 은행권 최다인 190개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라인업 구축, 신한 SOL뱅크 ‘나의 퇴직연금’ 전면 개편, 영업점 무서류 IRP 신규 서비스 도입 등을 통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업계 최초로 퇴직연금 고객을 위한 전문 상담센터인 ‘연금 더드림 라운지’를 서울·경기·대구·부산을 비롯한 전국 7개 주요 거점에 설치했으며, 올해에도 자산관리에 최적화된 다양한 퇴직연금 상품 안내와 연금 설계를 받을 수 있는 전용 공간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고객 중심의 퇴직연금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에는 AI상담사를 통한 ‘퇴직연금 고객관리 AI콜봇’을 선보였다. 

다만 퇴직연금 자산운용 관련 규제(현물 이전 제도·로보어드바이저 도입·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등)가 변화하고 있고, 특히 55세 이상 퇴직자가 증가하면서 인출 규모가 확대돼 이에 따른 금융사의 경영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연도별 퇴직연금 인출 규모를 보면 2017년 16조원에서 2021년에는 21조원으로 20조원을 돌파했으며 2023년에는 26조6000억원까지 급증했다. 

특히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의 은퇴 시기와 맞물리며 인출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향후 5년 안에 약 260만명이 인출 가능 시기(55세 이상)에 포함되는 등, 국내 퇴직연금시장은 본격적으로 인출기에 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제도 도입 이후 20여년 동안 가입자 유치 및 적립금 확대 등 '적립' 위주로 성장했던 퇴직연금시장은 향후 노후소득보장 등 '운용'과 '인출' 단계가 중요한 시장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 노후 소득에 대한 관심 확대와 연금화 기능 강화에 관련된 규제 변화 등으로 연금 인출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사는 퇴직연금시장의 변화 방향에 맞춰 비즈니스 모델을 재정비하고, 특히 연금 인출 시점에 이른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은퇴 소득 상품을 포함한 종합적인 은퇴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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