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미 의약품 수출 증가세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수입되는 의약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제약바이오는 신중하게 관망세를 유지하면서도 현지 대응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21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에서 수입하는 의약품은 지난해 기준 39억8000만달러(약 5조 7379억원)로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현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의약품은 무관세 품목으로 지정돼 있다. 만약 관세가 부과될 경우 국내 기업들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 시간 기준) 플로리다주 사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의약품 관세는 25% 이상이 될 것"이라며 "4월 2일에 얘기하겠지만 관세는 1년에 걸쳐 훨씬 더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기업들이 미국으로 생산거점을 옮기길 기대하며, 관세 발효까지 시간과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도 외국에서 생산된 의약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지난 13일 각국에서 미국 제품에 적용하는 관세율만큼 미국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관세를 결정하기도 했다.
셀트리온·SK바이오팜, 트럼프 관세 리스크 '선제 대응'
미국에서 '짐펜트라(국내 제품명 램시마SC)'를 비롯해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고 있는 셀트리온은 이미 대응 전략을 갖췄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2025년 미국에서 판매 예정인 회사 제품에 대해 1월말 기준 약 9개월 분의 재고 이전을 이미 완료해 의약품 관세 여부와 상관없이 올해 미국 내 판매분의 영향은 최소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세 리스크 발생 이전부터 현지 위탁생산(CMO) 업체를 통해 완제의약품을 생산하고 있고, 이들 제조소와의 협의를 통해 추가 생산 가능 물량도 이미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상반기 내에 원료의약품 수출과 현지 생산시설 확보 등 투자 결정 대응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원료의약품의 경우 완제의약품보다 관세부담이 적기 때문에 제조 역량을 갖춘 현지 CMO 업체들과 제품 생산 협력 방안을 협의 중이다. 또한 필요 시 현지 완제의약품 생산을 현재보다 더욱 확대하는 전략을 통해 대응할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상반기 중 투자 결정을 마무리해 보다 근본적이고 지속 가능한 보호무역 리스크 대책을 빠르게 마련하겠다"고 했다.
SK바이오팜은 이미 캐나다 소재 의약 전문 생산업체에 CMO를 맡기고 있다. SK바이오텍이 생산한 원료의약품을 캐나다 CMO 업체에 전달하면 완제의약품으로 생산하는 방식이다. SK바이오팜은 캐나다 CMO 발주 확대 혹은 변경도 고려하고 있다.
반면 대다수의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성을 더 지켜보며 대응하겠다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제약산업은 대표적 규제산업으로 모든 과정을 모니터링하며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생산라인을 단기간 내에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제약협회에 따르면 새로운 제약 공장을 건설하고 미국이 요구하는 규제사항을 준수하는 데는 5~10년이 소요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트럼프 행정부에서 관세 정책을 확실하게 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 강하다"며 "대부분의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전부터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하며 대응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안다. 상황에 맞춰 이미 준비된 시나리오대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sylee03@sporbiz.co.kr
관련기사
- 트럼프 "車·반도체·의약품에 25% 관세…1년마다 올릴 것"
- 美 관세 정책, 제약바이오업계에도 영향 미칠까
- 트럼프 2.0, K-제약바이오에 미칠 영향과 대응은?
- 중·미 바이오 안보 줄다리기, K-바이오가 가야할 방향
- SK바이오팜, 의약품 관세 대응 준비 완료…"美 생산 준비 마쳐"
- 김형기 셀트리온 부회장 "램시마SC, 만성 IBD에 최고 치료 옵션"
- SK바이오팜, 방사성의약품 핵심원료 공급원 추가 확보…신약 개발 가속화
- 셀트리온, 매출 3조 클럽 입성…수익성은 '악화'
- 일라이 릴리, 트럼프 관세 압박에 39조 투자 결정…美 현지공장 건설
- 워렌 버핏, 관세 비판...“일종의 전쟁 행위”
- [기자수첩] 미키 17과 트럼프의 바이오 의약품 관세 전쟁
- K-제약바이오, 트럼프 관세폭탄 일단 피했다…향후 전망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