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우리·농협금융 합류' 5대 금융사 슈퍼앱 경쟁 본격화 
은행권이 빅테크·핀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모호해진 빅블러(Big Blur) 시대에 발맞춰 슈퍼앱을 통해 금융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다. /각 사 제공
은행권이 빅테크·핀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모호해진 빅블러(Big Blur) 시대에 발맞춰 슈퍼앱을 통해 금융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다. /각 사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빅테크·핀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모호해진 빅블러(Big Blur) 시대를 맞아 은행권이 슈퍼앱을 통해 금융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다. 

특히 KB금융그룹의 KB스타뱅킹은 총 1300만명에 달하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통해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으며 하나·신한금융은 기능과 편의성 고도화를 통해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금융·비금융·생활서비스를 한데 모은 ‘우리WON뱅킹’을 출시했으며, NH농협은행은 최근 NH올원뱅크 개편을 통해 슈퍼플랫폼을 구축했다. 

슈퍼앱은 금융이나 쇼핑과 같은 다양한 생활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앱을 말한다. 사용자는 슈퍼앱을 통해 여러 앱을 설치하거나, 추가 가입 없이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제공자는 고객의 체류 시간을 확보해 사용자 데이터를 쌓고, 연계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신규 사업에 적용해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기관인 '비전리서치리포트(visionresearchreports)'에 따르면, 전 세계 슈퍼앱 시장의 규모는 2022년 610억달러에서 2032년에는 715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고객중심의 디지털뱅크 구현과 슈퍼플랫폼 도약을 위해 NH올원뱅크 서비스를 전면 개편했다. 이번 개편의 골자는 증권·카드·보험 등 금융계열사 종합금융 서비스 제공과 함께 부동산·모빌리티·헬스케어와 같은 생활서비스 연계 등을 통한 고객 편의성 강화다. 

NH농협은행은 슈퍼앱 구축과 함께 NH올원뱅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재정립하고, 앱 아이콘과 슬로건을 새롭게 변경하며 슈퍼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연말, 전 그룹사 핵심 서비스를 모두 담은 유니버설뱅킹앱 'NEW(뉴) 우리WON뱅킹’을 새롭게 출시했다. 최근에는 주민등록증 실물이 없어도 본인확인이 필요한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서비스’를 선보였고, 광고 모델로 MZ워너비를 넘어 시대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있는 걸그룹 아이브(IVE)의 장원영을 발탁하는 등 플랫폼 경쟁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 금융그룹의 슈퍼앱 경쟁에서 한발 앞서 있는 곳은 KB금융이다. KB금융은 그룹의 대표 앱인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슈퍼앱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의 80여 개 핵심 서비스를 연결하고, 일상생활과 밀접한 주식·카드· 자동차·통신 등의 10가지 카테고리로 제공하고 있다. 

KB금융은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Life Cycle) 전반에 걸친 맞춤형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디지털 플랫폼의 3T(Traffic-고객유입·Time-Sharing-체류시간·Transaction-금융거래 확대:많은 사람이 오래 머물고, 자유 사용하는 킬러 콘텐츠 개발)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KB스타뱅킹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023년(1206만명) 대비 8.0% 증가 1303만명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은 슈퍼앱인 '신한 슈퍼SOL'을 운영 중이다. 신한금융의 주요 그룹사인 △은행 △카드 △증권 △라이프 △저축은행 등, 5개사 금융앱의 핵심 기능을 결합해 ‘한 곳에서 빠르게’·‘다양한 기능을 융합해 편리하게’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고객 인증 채널 다양화와 같은 편리한 가입 정책을 적용했으며 알림 및 조회 기능 등 주요 메뉴 속도 개선, 전용 상품 라인업 확대(통장·적금·보험) 등을 통해 플랫폼 고도화 및 서비스·상품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의 모바일앱인 '하나원큐'를 통해 관계사들과 연계해 은행은 물론, 증권·카드·보험 등 금융과 비금융을 통합한 서비스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나원큐'는 하나금융 관계사들과 연계를 통해 주식 거래·보험 진단·카드 거래 등, 다양한 금융 거래를 SSO(Single Sign On·한 번의 로그인으로 여러 개의 서비스 이용)로 별도의 앱을 다운로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금융플랫폼 발전으로 빅·핀테크 및 금융사간 경쟁으로 금융 소비자의 편의성은 제고되고 있으나 금융소비자 보호 및 금융규제 측면에서 다양한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는 금융상품 제조사와 판매사가 분리되는데 따른 소비자 접점의 분화와 플랫폼 운영사의 책임 문제 그리고 집적된 데이터의 광범위한 활용에 따른 금융소비자 정보 보호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규제적 측면에서는 금융회사 외부에서 수행되는 업무범위 확대에 따른 제3자 리스크와 금융업과 비금융업 간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빅블러(Big-blur) 현상은 각각의 분야의 정책이 상충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상품의 제조 및 판매 과정에서 제조사와 판매채널 간에 금융 소비자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플랫폼에서는 수많은 고객에 대한 방대하고 다양한 금융·비금융 정보가 집적·분석·활용됨에 따라 업무 프로세스 착오나 내부통제의 실패는 엄청난 규모의 정보 유출·오남용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서 "금산분리 및 전업주의 완화와 관련하여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규제체계 변경에 수반되는 각종 리스크 관리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융권에서는 금융플랫폼 경쟁 심화 속에서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만능' 위주 전략에서 벗어나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이시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사의 슈퍼앱 진출은 앱 단일화를 통한 금융서비스 관련 고객 편익 증가에 집중되고 있다"면서, "여러 금융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만능'에 집중하기보다는 명확한 방향성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모바일 뱅킹 서비스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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