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5년째 에스파와 동행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K-컬처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이 아이브·에스파·차은우 등, 아이돌 모델을 앞세운 마케팅에 열중하고 있다. 이는 전(全) 산업군의 주력 소비층으로 자리매김한 MZ세대 유치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아이돌 마케팅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이달에만 장원영(아이브)·에스파·차은우 등, 굵직한 아이돌 스타의 광고 모델 계약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4일 MZ 워너비를 넘어 시대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있는 아이브의 장원영을 신규 모델로 추가 발탁했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기존에 국민 가수로 발돋움한 '아이유', 5세대 대표 루키 아이돌 ‘라이즈(RIIZE)’에 이어 최근 '원영적 사고'·'럭키비키' 등의 유행어로 긍정적 마인드를 전파하고 있는 장원영을 추가로 영입, 더 젊고 트렌디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게 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장원영과 라이즈(RIIZE)가 함께 해 우리WON뱅킹의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다”며, “우리은행과 함께 할 MZ들이 원(WON)하는 장원영의 영(YOUNG)한 이미지가 우리WON뱅킹에 잘 어우러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신한은행·KB국민은행·하나금융그룹도 각각 신규 모델 발탁과 기존 모델 재계약에 성공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소미셜미디어를 통해 한 인물의 실루엣과 함께 '새로운 광고모델'을 소개한다는 내용의 티저를 공개했다. 온라인을 통해 실루엣 인물이 가수 겸 배우인 차은우라는 댓글이 이어지며 공개 일주일 만에 유투브 조회수 15만회, 인스타그램 좋아요 1만8000건 등의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고, 신한은행은 지난 7일에 가수 겸 배우인 차은우를 새로운 브랜드 광고모델로 공개했다,
지난 3일에는 KB국민은행이 에스파와 광고 모델 재계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에스파는 지난 2021년 KB국민은행 광고 모델 선정 이후 KB국민은행의 광고·공동 음원 제작·행사·웹 드라마 등을 통해 다양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에스파는 지난해 첫 정규앨범 아마겟돈(Armageddon)을 통해 국내·외 차트를 휩쓸었으며 이어 발표한 위플래시(Whiplash)까지 메가 히트 시키는 등, 명실공히 글로벌 최정상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KB국민은행은 에스파와 함께 광고 영상을 비롯한 다양한 브랜드 콘텐츠를 통해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혁신과 시대 아이콘으로 꼽히는 '지드래곤(G-Dragon)'을 새로운 광고모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특유의 창의적인 감각과 개성 넘치는 음악을 선보이는 지드래곤의 트렌디하고 크리에이티브한 이미지가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이라는 비전 아래 ‘하나’만의 혁신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금융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온 그룹의 방향성과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3년 걸그룹 아이브의 안유진을 광고모델로 영입한 하나금융은 지드래곤까지 두 명의 정상급 아이돌 모델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하나은행은 안유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안유진이 광고 모델로 나선 '달달 하나 통장'은 출시 5개월 만에 30만좌 판매한도가 소진된 바 있다.
이처럼 전통적 보수 업권에 속하는 은행권이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는 시대 흐름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는 정통적 관념인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해 단정하고 무게감 있는 중년 배우를 선호했으나, 디지털 전환과 함께 트렌드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모델이 은행권의 선택을 받고 있다.
특히 아이돌 그룹은 국내를 넘어 국외에서도 적지 않은 파급력을 가지고 있어 글로벌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은행권에는 안성맞춤인 것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에스파를 KB부코핀은행 브랜드 홍보대사로 위촉해 동남아시아 금융 허브인 인도네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KB부코핀은행은 KB국민은행의 미래 지속성장을 위해 육성해야 할 필수 거점이다. KB금융그룹은 은행·손해보험·카드·캐피탈 등, 그룹의 글로벌 전략 차원에서 인도네시아를 세컨드 마더 마켓(Second Mother Market)으로 낙점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은행권 역시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MZ세대가 선호하는 모델을 앞세워 고객 유지와 함께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돌 모델 효과를 수치화할 수 없고, 당장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장담할 수 없지만, 모바일 세대에 익숙하고 K컬쳐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어 브랜드 인지도 상승 효과는 분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광고 모델 계약 기간은 1년인데, 2년 이상 활동하는 아이돌 모델이 많다는 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게 어느 정도 증명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