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움직임 따라 추가 상승 여력...올해 말 온스당 3300달러까지 오를수도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달러나 채권, 금 등의 안전자산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금은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꼽이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3일 순금(99.99%) 1g에 13만8000원하던 금 가격이 14일에는 2만5530원(+18.5%)이 오른 16만3530원에 거래됐다. 약 10일 만에 2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이에 금값을 추종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도 가파르게 올랐으며 금 현물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운용의 'ACE KRX금현물'은 지난해 말 기준 6228억원에서 지난 14일에는 순자산 1조42억원을 돌파했다. 또한 이달 들어 'ACE KRX금현물'은 +18.71%나 상승했다.
이외에 금 관련 ETF 상품인 한국투자운용의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9.6%)·삼성자산운용의 'KODEX 골드선물'(+5.3%)·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골드선물'(+5.3%) 모두 상승했다.
이처럼 금 관련 투자 상품이 급상승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언에 증시에 변동성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2월 초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관련 산업군의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4월경까지 정책 실행이 유예됐지만, 관련 협의 상황이 불확실해진 만큼 시장의 긴장감은 여전히 높다. 미국 상무부는 오는 4월까지 동맹국을 불문하고 보조금, 부가가치세, 규제, 지적 재산권, 디지털 무역 장벽 등의 요인을 다방면으로 검토해 비관세 장벽 조치를 평가하기로 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금리 방향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 방향이 다른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3일 연준의 목표치인 2% 대비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금리 인하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며 경기 안정을 위해선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룍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금리를 인하해야 하며 다가올 관세 정책과 함께 진행될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기 불안감과 연준의 금리 결정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즐은 안전자산인 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추산한 이달 골드바 판매액은 406억345만원으로, 올해 1월 판매액인 135억4867만원의 세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또한 지난해 동기의 판매액 20억1823만원의 20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협박은 미국 내 주요 펀드 회사들로 하여금 해외 창고에 보관된 금을 미국으로 조기 이송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투자 방향성을 명확히 잡기 힘든 시점인 만큼, 금 가격이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는 중앙은행의 움직임에 따라 올해 말에는 금 가격이 온스(oz)당 33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에도 중앙은행이 금 보유 규모를 확대할 경우, 모형 가격과 실제 가격간의 괴리율 상승은 필연적일 것이다"며, "2022년 이후 중앙은행이 금 보유 증대속도가 일정하다면 모형 가격과 실제 가격 간 괴리율은 현재 280%에서 올해 말 300%까지 추가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영선 기자 pys7106@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