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에 초고환율로 車 소비도 감소…'신차효과' 기대
BYD 저가 공세에 토종업체 위축될 수도…한중 분쟁화도 우려
[한스경제=최창민 기자] 올해 자동차 내수 시장 규모가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판매 감소가 결정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수요 자연 감소에 더해 2011년 저축은행발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고금리, 고물가 등에 소비 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문제는 내년이다. 12.3 계엄사태에 따른 초고환율 등으로 경제 활동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내년 출범할 '전기차 공룡' BYD에 맞설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 국산차 판매 10만대 가까이 줄어
26일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137만9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6.3% 줄었다. 국산차의 판매량 감소세가 컸다. 국산차는 이 기간 110만5000대가 팔려 전년 동기(120만4000대) 대비 판매량이 10만대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차는 27만4000대가 팔리면서 작년보다 2.1%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의 파이가 감소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내수 시장 점유율이 89.8%를 나타내는 등 시장을 장악해왔다.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의 1월부터 지난달까지 판매량은 62만7495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한 수준이다. 월평균 판매량을 역산해 연간 판매량을 추산하면 현대차는 올해 68만4540대를 팔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보다 7만7537대 줄어든 규모다. 현대차는 당초 올해 판매 예상치를 70만4000대로 잡았지만 이를 달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상황은 기아도 마찬가지다. 기아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특수차 포함 전년 동기 대비 4.8% 줄어든 49만5814대를 팔았다. 연간 판매량은 작년보다 2만4938대 감소한 54만888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규모가 줄어든 이유로는 수요 감소가 먼저 언급된다. 코로나19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밀린 수요가 지난해 전부 회복돼 올해는 상대적으로 판매량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고금리, 고물가가 고착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는 대표적인 내구재로 경기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 신차 기대감 있지만…BYD 저가 공세 대비책 필요
업계에서는 내년 내수 시장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0월과 11월 연이어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여전히 2011년 저축은행사태 등 금융 위기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12.3 계엄사태까지 겹치면서 환율까지 역대급으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은 "높은 가계부채 수준과 함께 고물가·고금리 등이 민간 소비 회복에 구조적인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2025년에도 내수 판매량은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분석했다.
일부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신차 출시에 따른 반등을 기대하는 관점이다. 현대차와 기아, KG모빌리티 등 토종 완성차 업체들은 내년 신차를 줄줄이 선보인다. 각각 현대차는 팰리세이드와 아이오닉9, 기아는 EV4, EV5 등 전기차와 타스만, 셀토스 등을 내놓는다. KG모빌리티는 중국 전기차 업체 BYD와 공동 개발한 토레스 하이브리드차(HEV)를 내놓을 예정이다. 다만 이들 차종은 볼륨 모델이 아닌 만큼 시장 회복에 기여할 가능성은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BYD의 국내 진출로 토종 업체들이 위축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기차 회사이자 글로벌 1위 판매량을 자랑하는 BYD는 내년 국내 론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 시장 점령을 우려한 정부가 상계관세를 검토하자 중국 관영 매체가 한국 기업들의 이익이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긴장감이 감도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BYD가 값싼 차량으로 국내 시장에 물밀듯이 공세를 펼칠 경우 국산차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며 "우리 완성차 업체들은 이를 상쇄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창민 기자 ichmin6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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