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올해 3분기 증권사 전체 순이익 1조 8102억원...지난해 동기 대비 102% 늘어
대형 증권사, IB 증대로 승승장구...중소형 증권사 부동산PF 우려 내년까지 존
여의도 증권가. /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국내 증시 저평가에 따른 벨류업은 정부의 주요 과제로 꼽혔다. 이에 정부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젝트'에 따라 '3000피' 기대감이 일었지만, 이에 따른 상법 개정안과 지원안이 지지부진해지며 뚜렷한 상승 동력을 얻지 못했다. 이후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과 국내 기업 실적 우려가 중첩되면서, 하반기 하락세가 장기화됐다. 이에 <한스경제>는 올해 국내 증시의 주요 이슈를 점검해 보았다. <편집자 주> 

올해 증권사들은 국내 증시가 하반기에 접어들어 하락 전환했음에도 불구,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다. 연초 부동산PF발 위기로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 간의 격차가 벌어지는 양상이었지만 3분기 들어 일부 중소형 증권사가 충당금을 상쇄하고 흑자 전환하면서 다시 반등 기회를 살렸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1일 발표한 '올해 3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 61개 증권사 순이익은 1조8102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425억원(2.4%)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9143억원이 늘어 102.0% 증가한 것이다. 

증권사들은 올해 국내 증시가 부진하면서 수탁수수료(-268억원)와 자기매매손익(-752억원)이 줄었지만, 2분기 중 부동산 PF 충당금 기저 효과 등으로 인한 대출 관련 손익은 늘었다.  또한 수탁수수료가 감소했지만 기업금융(IB)부문의 호재로 상쇄할 수 있었다. 증권사들의 IB부문 수수료는 9913억원으로 이는 신규 부동산 PF취급 증가 영향에 따라 직전 분기 대비 1317억원(15.3%)이  늘어난 것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를 기록하며 직전 분기와 동일한 양상이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증권사 자산총액은 770조원으로 이전 분기 말 대비 36조4000억원(5.0%)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에서 수수료 타격을 일부 받을 수 밖에 없었지만 해외주식 수수료 증가와 IB 및 자산관리(WM) 부문 상승세로 손실액을 상쇄한 모습이다. 특히 글로벌 통화 정책이 완화 기조로 접어들면서, 영위사업 측면에서 긍정적인 바람이 불었으며 위험자산 수요 증가로 인해 유동성이 개선되면서 투자중개·IB 사업에 호재가 일었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브로커리지 부문의 수익이 약세 전환했지만, IB와 기업공개(IPO) 등 적극적으로 돌파구를 찾은 모습이다. 아울러 해외 주식거래량이 많은 증권사의 경우 관련 자산을 쌓아올리며 수익성 증대에 주력하고 있다. 

KB증권의 경우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5526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동기간 증권사 실적 1위에 오른 KB증권은 공모총액 기준 IPO 실적도 1위를기록, 상반기 IPO 시장 최대어였던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 주관을 맡아 공모금액 7423억원을 달성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올해 시프트업과 더본코리아 주관사를 맡으며 영역 확장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IPO를 총 16건을 주관한데다 올해 말 파인메딕스의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IPO와 더불어 한국투자증권이 강세를 보인 부문은 IB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IB부문 신규 부동산PF 거래를 확대해 충당금 반영으로 인한 실적 우려를 잠재웠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연결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83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1.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IB 영업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실제로 PF 사업에서 이익이 늘어나는 증권사가 많아졌다"면서,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올초부터 적극적인 PF 투자에 나서고 있어 IB수수료 수익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해외주식 거래 증가로 수혜를 본 증권사도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세이브로가 집계한 올해 3분기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직전 분기 대비 36%가 증가한 191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4분기에 91조원으로 집계된 뒤, 올해 1분기에 136조원으로 급증하더니 2분기에는 141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증가세다. 

키움증권은 3분기 기준 국내 해외주식 거래량의 33.9%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국내 증시 거래량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상쇄했다. 키움증권은 국내 증시 투자자 감소로 인해 전체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줄었지만,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수익은 직전 분기 대비 35%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 6일 기준 해외주식 자산규모가 30조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대비 73%가 증가한 수치로, 해외주식 거래 계좌 수도 지난해 대비 약 47%가 늘어난 53만개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주식 자산은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 34.1%를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세를 시현중이다. 

중소형사의 경우 상반기 실적이 적자를 기록하며 고전했지만 일부 증권사가 3분기 흑자 전환하면서 전환점을 찾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의 경우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5억원, 당기순이익이 46억원을 기록하면서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질적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부동산PF 관련 대손부담이 연중 지속된데다 부실한 부동산 금융 익스포져 정리가 지연되고 있어 추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대형사의 경우 수익성이 상당 부분 복원된 반면, 중소형사는 저조한 실적이 지속되고 있다"며 밝혔다. 또한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수준으로 유지되고  PF수수료 감소세가 지속됐지만 기타 IB부문을 통해 보완한 것이다"며,  "부동산 금융시장 위축으로 과거 수준의 수익성 시현 가능성이 낮고 중소형 증권사는 추가 대손부담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박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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