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다케다제약 ‘보신티’ 자진 취하…실제 출시 X
국내 P-CAB 시장 케이캡‧펙수클루 양분
제네릭 개발 박차…특허 장벽 넘어야
국내 P-CAB 계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펙수클루, 자큐보. /각 사 제공
국내 P-CAB 계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펙수클루, 자큐보. /각 사 제공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일본의 P-CAB(위산분비차단제) 계열 신약이 결국 한국 출시를 포기했다. 반면 국내 제약사들의 제네릭(복제약) 개발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다케다제약은 최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보신티(성분명 보노프라잔)’의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이는 지난 2019년 3월 29일 국내 허가를 받은 지 5년 9개월여만이다.

일본 다케다제약이 개발한 보신티는 일본(제품명 다케캡)과 미국(제품명 보퀘즈나) 등에서 주목받고 있는 의약품으로 국내에서는 HK이노엔의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에 이어 두 번째로 허가받은 P-CAB 신약이다.

보신티는 국내 허가 이후 현재까지 실제 출시가 되지 않았다. 보험등재를 위한 약가협상 과정에서 제시된 낮은 가격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다케다제약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보신티의 국내 도입 가능성을 검토했다. 지난 2019년 출시된 케이캡이 출시 첫 해에 2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린 것을 비롯해 지난 2022년 출시한 대웅제약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까지 가세하며 국내 P-CAB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케이캡과 펙수클루를 포함한 국내 주요 P-CAB 계열 약물 국내 시장 규모는 2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하지만 보신티의 출시가 지연되는 사이 지난 10월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까지 출시되면서 국내 P-CAB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에 따라 후발주자가 불가피한 다케다제약은 국내에서 시장성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결국 허가 이후 5년 넘게 국내 정식 출시가 되지 못한 보신티는 오는 2025년 3월 재심사 만료를 앞두고 스스로 국내 시장을 떠나게 됐다. 

한국다케다제약 측은 보신티 자진 취하 사유에 대해 따로 언급은 없는 상황이다.

보신티는 한국을 떠나게 됐지만 국내 제약사들은 제네릭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보신티 제네릭 허가를 준비하는 제약사는 동화약품, 대원제약, 한림제약, 동국제약, 아주약품, 동구바이오제약, 안국약품 등 이십여 곳에 달한다. 올 하반기에도 경보제약, 고려제약, 테라젠이텍스 등이 제네릭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최근에는 종근당 자회사 경보제약이 자사 ‘보노칸정 20mg’과 보신티를 비교하는 임상 1상 시험을 완료했다. 일부 제약사들은 생동성시험까지 끝마친 상태다.

국내 제약사들이 보신티 제네릭의 욕심을 내는 이유는 P-CAB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주력 품목인 케이캡과 펙수클루의 특허 존속기간이 상당히 많아 남았기 때문이다. 케이캡에는 2031년 만료되는 물질 특허와 2036년 만료되는 결정형 특허가 있으며 펙수클루는 물질 및 결정형 특허가 2036년 2월과 3월까지 유지된다.

보신티의 경우 오는 2027년 12월 만료되는 물질 특허와 2028년 11월에 만료되는 결정형 특허가 남아 있다. 다만 아직까지 특허 회피에 도전하고 있는 제약사가 없는 만큼 제네릭은 오는 2028년 11월 이후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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