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제일약품, 적응증·제형 확대 연구개발 박차
빠른 시장 안착 위해 소화기 강자 '동아ST'와 맞손
국내 P-CAB시장 1위 제품 HK이노엔 '케이캡'. /HK이노엔 제공
국내 P-CAB시장 1위 제품 HK이노엔 '케이캡'. /HK이노엔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HK이노엔 '케이캡'과 대웅제약 '펙수클루'로 형성된 국내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시장에 제일약품 '자큐보'까지 뛰어들면서 경쟁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1조 3000억원 규모의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P-CAB의 점유율은 올해 2분기 기준 20%에 육박했다. 출시 4년 만에 시장의 5분의 1을 선점한 셈이다.

P-CAB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까닭은 '빠른 약효 발현'과 '긴 지속 시간'이라는 특장점 때문이다. 지난 30여년 동안 위산 관련 질환 치료에 꾸준히 사용됐 PPI(프로톤펌프 억제제)는 느린 작용시간과 CYP2C19 유전적 다형성, 야간 산분비 돌파 등이 단점이 꼽혔다. 특히 위산에 의한 활성화 과정이 필요해 아침 공복이나 식전에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케이캡과 펙수클루는 현재 국내 P-CAB 시장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약물이다. 케이캡은 지난해 매출 약 1200억원, 올 상반기 890억원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하고 있다.

펙수클루 올 2분기 매출 3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성장했다. 출시 1년10개월 만인 지난 5월에는 누적 매출 1020억원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자큐보정. /제일약품 제공
자큐보정. /제일약품 제공

이달 초 출시된 자큐보는 두 약물과 경쟁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 앞세웠다. 약가는 911원으로, 케이캡 1300원과 비교하면 30% 저렴하고, 펙수클루 939원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국내 메이저 제약바이오 기업 동아에스티와 손을 잡았다. P-CAB 신약을 보유한 제약사는 공동 판매 전략을 꾀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을 보령과 공동 판매하고 있으며, 대웅제약은 케이캡을 판매했던 경험이 있는 종근당과 펙수클루를 공동 판매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위염 치료 천연물 신약 '스티렌'과 기능성소화불량 치료제 '모티리톤', 궤양 치료제 '가스터' 등 블록버스터 소화기 약물을 보유한 관련 분야 최강자다.

아울러 자큐보는 적응증과 제형을 확대, 후발 주자의 한계를 극복할 복안이다. 자큐보는 현재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에 대해서만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펙수클루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급성·만성위염 위점막 병변 개선 등 2개 적응증을 획득했다.

반면 케이캡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소화성궤양·만성 위축성위염 환자의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 요법 등 적응증이 5개에 달한다. 또한 P-CAB계열 중 유일하게 입에서 녹는 구강붕해정을 보유하고 있다. 용량도 정제와 구강붕해정 모두 50mg, 25mg 등으로 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일약품과 대웅제약은 P-CAB 후발 주자로서 적응증 확대와 제형 및 용량의 다양화, 복합제 개발 등 케이캡을 추격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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