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MP로 실내 공간 극대화…SDV 적용
EV9보다 큰 덩치에도 주행거리는 532km로 확대
美 생산 미정…IRA 폐지 땐 영향 불가피
[한스경제=최창민 기자] 현대자동차가 '아이오닉9'을 공개했다. 아이오닉9은 '아이오닉' 시리즈의 세 번째 차종이자 현대차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3열 전기 SUV다. 현대차는 크로스오버(아이오닉5), 세단(아이오닉6)에 이어 대형 SUV까지 라인업을 확장하게 된다. 아이오닉5를 비롯해 아이오닉6, 아이오닉5N 등으로 3년 연속 ‘월드카 어워즈’에서 수상한 현대차는 아이오닉9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브랜드 입지를 다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오는 21일(현지시각)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LA 오토쇼에서 아이오닉9을 공개하고 골드스테인 하우스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진행한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20일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아이오닉9 프리뷰를 진행했다.
아이오닉9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해 극대화한 실내 공간,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 SDV(Software Device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등이 특징이다.
아이오닉9 외장의 키워드는 '에어로스테틱(Aerosthetic)'이다. 공기 역학을 의미하는 에어로다이나믹(Aerodynamic)과 미학을 뜻하는 에스테틱(Aesthetic)을 융합해 공력의 미학을 담았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이우현 외장디자인2팀 책임연구원은 "아이오닉9은 지속가능성, 퍼니시드 스페이스, 파라메트릭 픽셀 등 세 가지가 가장 큰 특징"이라며 "비행기 동체와 보트에서 영감을 받아 엘레강스한 차체를 구현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이오닉9은 에어로스테틱 실루엣으로 차량 주요 코너부와 루프 라인을 곡선으로 처리해 세련된 이미지와 공력 성능을 동시에 잡았다. 이를 통해 대형 SUV 가운데 최고 수준인 공기저항 계수 0.259를 달성했다. 전면 범퍼 하단에 듀얼 모션 액티브에어플랩(AAF)을 탑재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점도 엿보였다.
아이오닉의 상징인 파라메트릭 픽셀은 전면부와 후면부에서 변주를 줬다. 차체 앞 전체에 걸쳐 이어진 전면부 램프는 위를 투명한 소재로 덮어 모던한 분위기를 구현했다. 이는 파라메트릭 픽셀과 조화를 이뤄 미래 향적인 이미지를 한층 강화한다. 후면은 세로로 길게 자리 잡은 램프와 히든 안테나로 깔끔한 이미지를 갖췄다.
측면에서는 유려한 곡선이 돋보인다. 앞좌석부터 뒷좌석까지 모든 탑승자가 넉넉한 헤드룸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루프라인을 설계했다. 아울러 측면 하단을 두르는 블랙 가니쉬는 뒷부분을 끌어올려 루프라인과 균형을 이뤄 보트 테일 디자인을 두드러지게 구현했다.
내장에서는 한눈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널찍한 공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현대차의 강점인 실내 공간 경쟁력이 아이오닉9에서 극대화한 모습이다. 곳곳에 자리한 원형의 디자인 요소는 아늑한 느낌을 선사한다. 김성준 내장디자인2팀 책임연구원은 "아이오닉9의 내장 디자인은 극강의 아늑함에서 시작했다"며 "전기차의 특성을 활용한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을 구현해 동급 최대의 레그룸과 헤드룸을 확보했다"라고 강조했다.
아이오닉9의 제원은 전장 5060mm, 축간거리 3130mm, 전폭 1980mm, 전고 1790mm다. 전폭을 제외하고 모든 사양이 기아 EV9 대비 크다. 이를 바탕으로 넓은 공간을 갖춰 동급 최대 수준의 2·3열 헤드룸과 레그룸을 확보해 전체 탑승객의 편의성을 대폭 높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2열에 적용한 스위블 시트는 180도 회전해 3열과 마주볼 수 있게 설계됐다. 정차 중 3열을 접고 테일 게이트를 열어 휴식을 취하기에도 넉넉한 공간을 갖췄다.
적재 용량은 2열 후방 기준 908ℓ(VDA 기준)로 골프백과 보스턴백 각각 4개를 실을 수 있는 크기다. 프렁크 용량은 88ℓ로 여러 소형 물품을 수납할 수 있다. 이곳에는 기존 트렁크에서 찾아볼 수 있는 비상 탈출 버튼도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아이오닉5부터 도입된 유니버설 아일랜드도 눈에 들어온다. 센터 콘솔 자리에 위치한 유니버설 아일랜드 2.0 콘솔은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컵홀더, 스토리지박스, 하단 슬라이딩 서랍 등으로 실용성을 키웠다. 또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각각 12.3인치의 디지털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구성된 디스플레이를 곡선 형태로 길게 배치했다.
배터리는 주행거리 500km를 거뜬히 넘는 성능을 자랑한다. 아이오닉 9은 E-GMP를 기반으로 한 110.3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최대 532km에 달한다. 모든 모델이 500km 이상을 구현했다. EV9이 최대 주행거리가 501km인 데 비해 높은 수치다. 배터리 충전은 10%에서 80%까지 350kW급 충전기로 24분이 걸린다. 냉난방 독립 제어로 소모 전력을 줄여주는 '3존 독립 제어 풀오토 에어컨' 등도 갖췄다.
모델별 성능은 후륜 모터 기반 2WD 항속형 모델은 최고 출력 160kW, 최대 토크 350Nm, 전비 4.3km/kWh,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 532km다. 4WD 항속형 모델은 최고 출력 226kW, 최대 토크 605Nm, 전비 4.1km/kWh,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 503km다. 4WD 성능형 모델은 최고 출력 315kW, 최대 토크 700Nm, 전비 4.1km/kWh,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 501km다.
차체 강성에도 신경썼다. 초고장력 핫스탬핑 부품을 확대 적용하고 승객실의 차체 구조물 두께를 증대해 우수한 차체 강도와 비틀림 강성을 확보했다. 또 차량 충돌 시 에너지가 분산될 수 있도록 차체를 설계했다. 차체 멤버를 연결, 차체 구조물이 이어지는 부위를 강화해 배터리 적용 부위를 보호했다.
이 밖에 SDV의 특징을 살려 전용 FoD(Features on Demand) 서비스 상품을 전개한다. 전측방 주차 충돌 방지 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 기능이 포함된 파킹 어시스트ll,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 화면을 운전자 취향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테마 등이 있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 2월 오픈 예정인 블루링크 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다. 현대차는 향후 서비스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은 “아이오닉 9은 전동화 전환에 대한 현대차의 변함없는 의지와 자신감을 담고 있다”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구현된 월등한 공간 경쟁력을 통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오닉9의 주무대는 미국이 될 전망이다. LA 오토쇼를 시작으로 전동화 시장의 요충지 미국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킨 뒤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내년 초 국내 판매를 시작으로 미국, 유럽, 기타 지역까지 시장을 넓힐 계획이다.
다만 미국 현지 생산 일정은 미정이다. 당초 현대차는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9을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면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전기차 소비자 세액공제가 폐지의 기로에 서면서 고심 중이다.
세액공제가 폐지될 경우 아이오닉9을 비롯한 현대차의 전동화 전략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요세프 샤피로 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와 펠릭스 틴텔노트 듀크대 교수는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하면 미국 내 연간 전기차 등록 대수가 이전 대비 31만7000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최창민 기자 ichmin6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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