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 박형욱 추천
임현택 의협 전 회장, 대의원회 폐지 주장
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연합뉴스 제공
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연합뉴스 제공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의 비상대책위원장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 추천인으로 선출됐다. 탄핵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이 그동안 폐쇄했던 자신의 개인 SNS를 다시 열고 박단 비대위원장과 황규석 서울시의사회 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 주신구 병의협회 회장 등을 저격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의협 대의원회 폐지를 위한 총회를 개최하겠다는 계획도 밝혀 단순 '폭로전'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은 지난 13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를 얻어 과반을 넘기며 당선됐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차기 회장이 선출되기 전까지 의협 수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이 되자마자 전공의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비대위 운영에서 그동안 소외돼왔던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전공의들이 돌아갈 수 있게 윤석열 대통령이 태도를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선출된 것은 박단 비대위원장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박단 비대위원장은 선거 전날인 지난 12일 의협 대의원 단톡방을 통해 "박형욱 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한다"며 "각 병원 전공의 대표 72명이 해당 의견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임 전 회장의 탄핵에 이어 비대위원장 선출까지 박단 비대위원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전 폐쇄했던 자신의 개인 SNS를 재개하고 박단 비대위원장에 대한 폭로전을 예고했다.

그는 "그동안 박단과 그를 배후 조종해왔던 자들이 무슨 일들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한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협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 박단이 의협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농단을 해결하면 된다"며 "분명한건 본인이 누누히 얘기해왔던 2025년 의대정원 원점 재검토까지 분명히 달성해야 할것"이라고 일갈했다.

자신의 탄핵을 지지한 대의원회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저는 뛰어난 서울시의사회 최주현 홍보이사겸 대변인을 오른팔로 두고 4000명도 적다하고 있는 고등학교 후배 장상윤 사회수석과 지금도 늘 연락하는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님, 전공의 후배 팔아먹지 말라면서 전공의 지원금 내역도 16개시도 중 유일하게 의협감사들에게 보고 안하신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님, 비대위 구성 때마다 뛰어난 홍보전략을 가지고 유튜버 크로커다일님과 함께 나서시는 주신구 병의협회장님이 이 난국을 헤쳐나갈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으로 적임이라고 생각한다"며 황규석 회장, 이동욱 회장, 주신구 회장 등을 의료계 적폐로 규정했다.

그는 "비대위를 구성할 때 홍보분과가 있다. 이 분야는 아는 사람만 아는 꿀단지다. 예산이 엄청나게 배정되기 때문이다"며 "어떤 회장이 들어서든 늘 비대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의원회에서 늘 온갖 정의의 사도인 척하고 거의 모든 회의에 끼어서 회의진행을 방해한다"며 "집행부가 잘못했다고 밑도 긑도 없이 비난하고 대의원회 단톡방에서도 집행부에 대해 온갖 비난을 퍼붓는다"고 꼬집었다.

또한 "비대위가 만들어지면 자기는 늘 홍보분과에 배치해달라고 한다"며 "이번에도 눈 크게 뜨고 보면 누군지 보일거다"고 했다.

그는 대의원회에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행동도 불사할 것을 예고했다.

임 전 회장은 "의협이 근본적으로 변하기 위해서는 내부로부터의 근본적인 개혁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결코 바뀌는게 없을 거라는 생각을 이번에 절감했다"며 "그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곧 구체안을 알리겠다"고 했다.

사실상 탄핵 불복 선언을 한 가운데 임 전 회장은 주어를 생략한 채 의료계 인사에 대한 비판글을 게시했다 지우는 등 전방위적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임 전 회장은 지난 10일 열린 의협 대의원회 불신임 투표에서 유효 투표수 224 중 찬성 170표가 나오며 탄핵이 결정됐다. 임 전 회장은 의협 선거 관리 규정에 따라 피선거권이 제한돼 향후 5년간 회장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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