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기‧깜깜이 상장…주주들 반발
오스코텍 “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 진화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발굴한 원개발사 제노스코의 코스닥 상장 추진에 모회사인 오스코텍 주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 기업 오스코텍의 자회사 제노스코는 최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상장 예정주 4922만8386주, 공모주 630만주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오스코텍이 신약 개발을 위해 지난 2008년 미국 보스턴에 설립한 제노스코는 렉라자를 개발해 지난 2015년 유한양행에 기술이전했다. 이후 유한양행은 3년 만인 지난 2018년 존슨앤드존슨에 1조 6000억원 규모로 다시 기술을 이전했고, 올해 FDA 승인까지 이르렀다.
기술이전 계약에 따라 오스코텍와 제노스코는 유한양행이 얀센으로부터 받는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의 40%를 50대 50으로 수령하게 될 전망이다.
렉라자의 FDA의 승인으로 오스코텍은 유한양행으로부터 2400만 달러(약 321억원)를 받게 됐다. 더욱이 향후 렉라자는 미국 이외 국가 출시에 따른 기술료 유입이 있고 병용요법으로 사용되는 얀센의 이중항체항암 신약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피하주사(SC) 제형의 미국 허가 여부도 앞두고 있어 추가적인 수익이 기대된다.
하지만 제노스코의 코스닥 상장 추진 움직임에 오스코텍 주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비상장 자회사가 상장하게 되면 자산 가치가 희석되면서 모회사의 주식 가치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노스코가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지난달 22일 종가 기준 오스코텍의 주가는 3만 8100원이었으나 지난 12일에는 2만 4300원까지 주저앉아 이 기간 주가는 약 4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스코텍 주주들은 이번 제노스코 상장이 사실상 물적분할(쪼개기 상장)이고 제노스코의 예비심사 청구 전 오스코텍이 진행한 기업설명회에서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어 이른바 ‘깜깜이 상장’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소액 주주들은 권리 행사를 위해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 주주대표를 선출하고 금융감독원 민원 및 국회 국민동의청원 등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또한 제노스코 상장 금지 관련 소송도 준비 중이다.
‘국내 주식 자회사의 상장 제한에 관한 청원’ 내용에는 자회사의 상장이 모회사의 가치 하락을 초래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자회사 상장 규제 강화 ▲모회사의 주주 보호 장치 강화 ▲자회사 상장 관련 투명한 의사결정 및 정보 제공 등을 요구했다.
소액주주연대가 확보한 오스코텍 주식은 13일 기준 496만2297주(지분율 12.97%)이며 참여 주주 수는 1452명이다. 이는 올해 반기 기준 최대주주인 김정근 대표이사의 지분율(12.48%)을 상회한다.
주주들의 반발이 나날이 커지자 오스코텍은 최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제노스코 상장은 ‘쪼개기 상장’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오스코텍 측은 “레이저티닙은 오스코텍과 제노스코가 함께 개발해 관련 수익은 양사가 배분하며 레이저티닙이나 다른 파이프라인의 지분을 떼어내 회사를 설립하는 물적분할을 통한 상장 즉, ‘쪼개기 상장’이 아닌 보스톤 현지에서 15년 이상 뚝심 있게 신약연구개발을 이어왔던 바이오텍의 상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공적인 상장을 통해 제2, 제3의 레이저티닙이 탄생한다면 이는 곧 오스코텍의 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회사에 관련된 허위 사실과 루머에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며 향후 유사한 사례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동주 기자 ed30109@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