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영업이익 두자릿수 하락...저가 중국제품·건설경기 침체 원인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글로벌 투자 통해 성장 돌파구 마련
포스코, 5조원 인도에 합작제철소...현대제철, 인도 공장 가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사진=연합뉴스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태형 기자] 철강업계가 중국발 저가 공세에 밀려 올해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이어갔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 등 전방산업 침체 장기화 등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달 미국 대선 결과도 변수로 떠오르면서 철강업계는 성장을 위한 돌파구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글로벌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3분기 실적을 보면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와 해외법인 등의 철강사업부문에서 매출 15조6690억원, 영업이익 466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8%, 45.4% 줄었다. 현대제철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5% 감소한 5조6243억원, 영업이익은 77.5% 줄어든 515억원에 그쳤다. 동국제강은 매출 8386억원, 영업이익 215억원으로 각각 22.3%, 79.6%로 크게 감소했다.

주요 철강3사의 3분기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할 정도로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세계 최대 철강 생산·소비국인 중국이 엔데믹 이후에도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이에 기존 과잉 생산된 중국산 철강이 지난해 말부터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에 들어오면서 국내 철강업계는 고전하고 있다. 중국 내수 건설시장이 침체를 겪자 현지 철강사들이 저가를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고 이로 인해 현대제철은 중국산 후판에 대해 정부에 반덤핑 제소에 나서기도 했다. 올해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놨지만 아직 국내 철강업계까지 영향이 미치지 않았다.

이와 더불어 철강재 소비 규모가 큰 국내 건설업황도 회복되지 못하면서 철강업체는 수요 부족으로 인한 제품 가격 하락과 매출 부진,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건설현장에서 주로 쓰이는 철강재인 형강, 봉강 등의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고 선박 건조에 필수적으로 소요되는 후판도 최근 수입 물량 확대로 국산 판매량은 감소 추세다.

또 산업용 전기요금이 ㎾h당 165.8원에서 182.7원으로 10.2% 인상된 것도 철강업계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철강 생산원가에서 전기요금 비중은 약 20% 정도를 차지 하기 때문에 철강업체에게는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아울러 5일 치러진 미국의 대선 결과에 따라 변수가 생길 수도 있지만 민주당의 해리스 후보와 공화당 트럼프 후보, 둘 중에 누가 당선되더라도 중국과의 갈등이 지속되고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 보호무역주의 기조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17년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국내 철강업계는 대미 무역장벽 강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와 관련 공문기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31일 열린 철강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중국은 부동산 침체, 선진국은 인플레이션 고금리 충격이 철강 수요 회복을 막고 있다"며 "중국의 경기 부양 강도와 공급측 구조조정 의지 등이 철강 가격 회복의 관건이며 중국의 부동산 분야 회복 없이는 철강 수요 회복과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이날 전채택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도 "내수 부진이 이어질 경우 2025년에도 철강산업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며 "수출 시장 경쟁 심화, 보호주의 강화 등에 대응하고 내수 시장 방어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해외로 눈을 돌려 인도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인도는 지난해 기준 도시화율이 36.4%로 세계 평균(57.3%) 대비 낮은 편이어서 향후 인프라 건설사업이 대대적으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자동차 보급률도 8.5%로 낮아 성장 가능성이 높다. 이에 건설이나 자동차에 필요한 철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인화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직접 인도를 찾아 현지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합작 제철소 건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동안 해외 사업장 중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중국에만 용광로 및 전기로를 뒀는데 인도에 처음으로 쇳물을 녹여 중간재를 만드는 일관제철소를 설치한다. 자동차용 강판 등을 연 500만톤 생산 규모로 건설할 계획이다. 투자비 10조원 중 포스코그룹에서 5조원 가량을 부담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JSW그룹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제1의 인구 대국이자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올 3분기 인도 푸네에서 연간 23만톤 생산 규모의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착공했다. 내년 2분기에 설비 설치 및 시험 생산에 들어간 뒤 내년 3분기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여기서 생산한 강판을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푸네 완성차 공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원자력 철근과 카타르 NFS 프로젝트향 클래드 후판 상업 생산을 통해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고 동국씨엠은 최근 아주스틸 인수를 통해 원가절감‧통합구매‧수출확대에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큰 경제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이나 대형 프로젝트 진행은 리스크도 있지만 기술력 기반의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과 해외 투자는 성장세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면서 “인도는 철강석을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고 인건비도 저렴한 편이며 경제성장률도 가파르기 때문에 해외 시장 투자를 계속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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