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 글로벌 CDMO 매출 438.5억 달러 전망
삼성‧SK‧롯데 등 CDMO 사업 박차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이 제약바이오업계에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연내 법 제정으로 전망도 밝다.
기존 위탁생산(CMO)이 단순 생산에 그쳤다면 CDMO는 후보물질(또는 세포주) 개발, 생산공정, 임상, 상용화 등 일련의 과정을 위탁 개발·생산하는 개념이다.
제약사들이 CDMO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제네릭 의약품(복제약)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에 한계가 있는 만큼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 협력할 수 있고 신약 개발을 위한 역량과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셀트리온, CDMO 진출 선언
셀트리온은 지난 18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CDMO 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연내에 셀트리온의 100% 자회사로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 측은 “항체 개발 및 생산 노하우를 전격적으로 활용하면서 낮은 증설 비용,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기존 CDMO사를 뛰어넘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 포인트”라며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설비 증설 및 영업활동에 나설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22회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 같은 사업계획을 언급한 바 있다. 내년부터 대규모 투자를 통해 18만 리터 규모의 생산공장을 설립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신규 제조소를 확보해 글로벌 탑티어급 규모의 생산 캐파를 구축하고 기존 바이오시밀러 사업과 CDMO의 시너지를 이뤄 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바이오 의약품 개발 및 생산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세포주(Cell Line) 개발 플랫폼 ‘HI-CHO CLD(Cell Line Development)’도 처음 공개했다. 세포주는 세포의 지속적 증식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세포 집합체’를 뜻하며 치료제의 원료인 재조합 항체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HI-CHO CLD는 셀트리온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세포주 개발 플랫폼으로 기존 대비 개발 기간을 단축하면서도 항체의약품의 우수한 품질, 높은 생산성, 생산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다른 상업용 숙주 세포에 비해 세포 성장 속도가 빠르고 배양 후 생존 세포의 밀도도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셀트리온은 자체 개발 플랫폼 기술을 자사 제품의 개발 및 생산에 활용하는 것은 물론, 향후 전개할 CDMO에도 적용할 방침으로 높은 생산성, 빠른 개발 속도 등의 장점은 CDMO 고객사에게도 큰 유인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돼 향후 해당 사업 전개 시 적극적으로 강조할 계획이다.
아울러 셀트리온은 지난 22일 글로벌 제약사 테바와 편두통치료제 ‘아조비(AJOVY)’ 원료의약품 CDMO 계약 소식을 알리며 새 사업 진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계약금액은 1000억3980만원으로 지난해 매출 대비 4.6%에 해당하는 규모다.
셀트리온 측은 “CDMO 사업 강화를 통해서 성장 동력을 확대해 주주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덩치 커지는 K-CDMO…중국 빈자리 채운다
최근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들은 CDMO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매출은 196억8000만 달러(약 27조원)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으며 오는 2029년까지 14.3% 늘어나 438억5000만 달러(약 6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미국 의회가 중국 바이오 기업들을 겨냥해 추진 중인 ‘생물보안법’이 미국 하원을 통과해 연내 제정이 확실시 되고 있어 국내 CDMO 기업이 수혜를 누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생물보안법안은 미국 정부가 우려하는 생명공학 기업을 비롯해 이들과 거래하는 기업과 계약을 맺거나 보조금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시장 매출 4위(9.9%)를 기록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생물보안법의 최대 수혜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2일에는 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7028억원(12억 4256만 달러) 규모의 초대형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총 60만 4000리터에 달하는 압도적인 생산능력이 최대 강점이다. 더욱이 내년 4월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18만 리터 규모의 5공장이 완공되면 78만 4000리터로 생산규모가 확대되고 오는 2032년까지 6~8공장을 추가로 완공 시 생산규모는 총 132만 4000리터로 늘어나게 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6월 독일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클로케(Klocke) 그룹과 체결한 현지 CDMO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Biologika)’ 경영권 지분 인수 계약 절차를 이달 초 완료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바이오로지카가 보유한 생산 시설 가동률을 극대화할 방안을 모색한다. IDT 바이오로지카의 다양한 DS(원액) 및 DP(완제) 생산 시설 중 대형 바이알 제조 설비 등을 글로벌 제약사 중심의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인프라로 구축하며 세포주 제조 기술과 재조합 백신 개발 역량을 추가로 확보해 중대형급 이상의 제품에 대한 CDMO 계약도 신규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2022년 미국 뉴욕 동부에 위치한 BMS의 시러큐스 사이트를 성공적으로 인수하며 법인 설립 8개월 만에 CDMO 시장에 진입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인천 송도 바이오 캠퍼스에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에 오는 2034년까지 총 40만 리터(시러큐스 사이트 4만리터+송도 사이트 36만리터)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갖출 예정이다.
김동주 기자 ed30109@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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